[여울목] 문자 거짓말탐지기로 청각장애인 누명 벗어
입력 2011-11-30 18:36
지난 6월 27일 오후 11시50분쯤 서울 공릉동 교차로에서 청각장애인 박모(28·배달원)씨가 몰던 오토바이와 역시 배달원인 서모(28)씨의 오토바이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박씨는 전치 16주, 서씨는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두 명 중 한 명이 신호를 위반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했지만 목격자나 사고 현장을 녹화한 CCTV가 없었다. 박씨와 서씨 모두 신호위반 사실을 부인했다.
경찰은 거짓말탐지 검사를 실시했지만 말을 할 수 없는 박씨가 문제였다. 고민 끝에 교통사고 검사관은 거짓말탐지 프로그램 개발자인 미국의 존 커처 박사에게 이메일로 자문해 말 대신 모니터 화면에 글로 질문하고 답변은 고갯짓으로 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검사 결과 박씨는 진실 반응이 나왔고 서씨는 거짓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박씨를 무혐의 처리하고 서씨는 신호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