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세이브더칠드런 “하루가 급한 阿·亞 빈곤국에 신속하고 지속적인 국제원조를”
입력 2011-11-30 18:22
‘환자들이 누워 있는 곳에서 건강한데도 환자복을 입고 있는 키다리 아저씨들이 비틀거리다 쓰러진다. 쓰러진 키다리 아저씨들에게 어린이들이 다가가 캡슐로 된 약을 건넨다. 캡슐을 열면 ‘사람 중심의 보건 원조를’ ‘원조 흐름의 투명성 보장을’ ‘빈곤 해결을 위한 더 효과적인 원조를’ 등이 적힌 종이가 흘러나온다.’
29일 세계개발원조총회가 열린 부산 벡스코 광장에서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과 세이브더칠드런이 벌인 상황극의 한 장면이다. ‘탁상공론은 그만! 생명을 살리는 행동, 건강한 원조’를 주제로 한 이 상황극에서 키다리 아저씨는 선진국을, 환자들은 원조대상자들을, 어린이들은 개발도상국에서 지원받고 있는 어린이들을 의미한다. 선진국의 원조가 병들어 있음을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처방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려고 꾸민 상황극이다.
세계개발원조총회는 160여개국 정부·국제기구·관련단체 대표 등이 참석하는 원조 관련 세계 최대 규모 회의다. 이 회의 개막에 앞서 월드비전과 세이브더칠드런은 국제원조에서 특히 더디게 개선되고 있는 보건 분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는 원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두 단체는 상황극을 통해 아프리카·아시아 등 빈곤국에서 질병과 기아로 인해 죽어가고 있는 5세 미만 어린이가 760만여명에 이르는 참혹한 현실을 전했다. 선진국의 원조는 지극히 부족한데다 일부는 중복 지원을, 일부는 지원 단절을 겪고 있는 비효율적인 지원 행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두 단체는 공여국들이 유엔의 새천년개발계획(MDGs) 달성을 위해 국민총소득(GNI)의 0.7%를 공적개발원조(ODA)에 배정하겠다는 2005년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월드비전 옹호사업팀 남상은 팀장은 “건강한 원조, 생명을 살리는 원조를 위해서는 공여국 중심의 일방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과정에 가장 가난한 주민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어야 한다”며 “월드비전·세이브더칠드런의 ‘건강한 원조’ 이행 촉구가 부산에 모인 개발원조 관련 정책결정자들에게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