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나는 명작 뮤지컬 실황, 그 감동 그대로… 개막 25주년 기념 ‘오페라의 유령’ 12월 15일 개봉
입력 2011-11-30 18:09
‘오페라의 유령’은 영국 웨스트엔드와 미국 브로드웨이뿐 아니라 국내 뮤지컬 산업의 역사에도 굵직한 족적을 남긴 작품이다. 팬들에게는 지난해 9월 막을 내린 이 작품의 장기 공연 이후 스크린에서나마 공연 실황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영상은 영국 런던 로얄 알버트홀에서 열린 개막 25주년 기념공연 실황이다. 5500여석 객석이 가득 찬 가운데 사에라 보게스(크리스틴 역)와 해들리 프레이저(라울 역), 라민 카림루(팬텀 역) 등 웨스트엔드 스타들의 아리아가 무대를 압도한다.
배경은 신작 오페라 ‘한니발’ 연습이 한창인 프랑스 파리의 오페라하우스다. 몇 년째 유령에 시달리는 극장 사람들은 유령에게 월급을 지급하고 공연 당일이면 그를 위한 자리도 빼놓는다. 리허설 도중 무대 장치가 떨어지자 겁에 질린 주인공 칼로타 대신 발레리나 출신 크리스틴이 공연에 나선다. 크리스틴의 소꿉친구이기도 했던 오페라하우스의 후원자 라울이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 유령이 단원들에게 크리스틴을 오페라 주역으로 키울 것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커진다는 게 주된 줄거리다.
‘Think of me’ ‘The phantom of the opera’ ‘Music of the night’ 등 주옥같은 음악과 노랫말은 물론이고 밤하늘과 호수 묘지 등 웅장하면서도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창출하는 무대 연출도 볼 만하다. ‘오페라의 유령’ 마니아들에겐 본 공연이 끝난 이후 펼쳐지는 사라 브라이트만(초대 크리스틴)과 역대 ‘팬텀’들의 축하 공연 역시 무척 반가울 터. 뮤지컬 음악의 전설 격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인사말도 스크린 속 청중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다만 공연의 모든 ‘뒷이야기’까지 담아내다 보니 러닝타임이 175분에 이른다. 15일 개봉.
◇오페라의 유령=1986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 웨스트엔드와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모두 최다 공연 횟수 기록을 세웠다. 2011년 11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1억3000만명이 관람했다. 국내에서는 2001년 초연 당시 9개월간 장기 공연되며 뮤지컬 시장이 급속히 산업화하는 계기가 됐다. 2004년 에미 로섬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로도 만들어진 바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