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원장 정신 배워야…” 원희룡, 안철수 편들다 왕따
입력 2011-11-30 21:50
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이 최근 특강, 언론 인터뷰 등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정도라면 대통령이 돼도 된다”고 한 발언 때문에 당 공개회의에서 난타를 당했다. 원 최고위원은 일단 사과했지만 소신을 꺾지는 않았다.
친박근혜계 이경재 의원은 30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우리 당 일부가 안철수로 대표되는 정당에 참여할 수 있다는 뉘앙스로 비칠 수 있다. 언어순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이명박계 성향의 홍문표 최고위원도 “지난 전당대회 때 원 최고위원을 밀었는데 요즘 ‘원 최고위원이 한나라당에서 발을 빼는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전화가 많이 온다”며 “결코 당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가세했다.
수세에 몰린 원 최고위원은 “(제 발언은) 안 원장이라는 자산을 (한나라당이) 못 쓸 이유가 뭐가 있느냐는 의미였다. 오해를 빚어서 죄송하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는 “안철수 신당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 주도의 보수 재창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속내를 털어놨다. 원 최고위원은 “안 원장은 새 정치 아이콘이다. 국민의 새 정치에 대한 욕구가 점점 세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나라당은 큰 틀에서 죽었다가 깨어나서 다시 가는 길을 가야 한다. 거기에 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변화를 촉구했다.
한편 안 원장이 지난해 3월 서울대에서 열린 ‘관악초청강연’에서 “우리나라에는 정치가 없다”고 말한 사실이 서울대 출판문화원이 이날 발간한 강연집 ‘안철수, 경영의 원칙’이란 책을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안 원장은 당시 정치와 전쟁의 차이점에 대해 “어떤 책을 보니 둘 다 적과 싸우는 것은 똑같은데 전쟁은 적을 믿으면 안 되는 반면 정치는 적을 믿어야 정치가 된다고 한다”며 “그런 맥락에서 보면 우리나라에는 정치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원장은 1일 오전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안철수연구소가 경기도 성남 판교 사옥에서 발표하는 회사 차원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