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목회 현장-서울 구로순복음교회] 입술마다 감사 넘치니 예배당 성도들로 꽉 차

입력 2011-11-30 17:51


서울 구로동 구로순복음교회는 7년 전까지만 해도 출석성도 250여명의 전통적인교회였다. 그러나 2004년 11월 김봉준 목사가 제2대 담임목사로 부임한 뒤1000명 출석의 중형교회로 성장했다. 1년 예산도 수십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지역사회와 선교를 위해 사용한다.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거나 지역주민이 유입된것도 아닌데 짧은 기간에 어떻게 4배의 외형적 성장을 이루고 교인 수 대비 3배이상의 예산을 갖춘 건강한 교회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감사합니다, 행복합니다”

‘Always be thankful’ ‘God bless you!’. 구로순복음교회 교인들은 영어 문구가 적힌 ‘감사팔찌(Thank Band)’를 하나씩 차고 있다. 감사팔찌는 미국 연합그리스도교회의 윌 보웬 목사가 주창한 ‘불평그만운동(No Complaints Campaign)’을 펼치는 도구다. 통계적으로 하루 평균 15∼30회 생기는 불평과 비난의 생각이 들 때마다 손목에 찬 고무팔찌를 다른 쪽으로 바꿔 차면서 습관적 불평을 의식적으로 고쳐나가자는 것이다. 교회도 2007년부터 자체적으로 감사팔찌를 제작, 보급하면서 감사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인간이 겪는 모든 불행의 뿌리에는 불평이 있습니다. 부정적인 말이 부정적 생각을 가져오고, 이것이 다시 부정적 결과를 가져옵니다.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위해선 우리가 불평을 멈춰야 합니다. 이렇듯 감사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쳤더니 몇 해 전 설문조사에서 95% 이상의 교인이 ‘교회생활에서 감사하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김 목사가 감사운동을 펼치게 된 이유가 있다. 2000년 3월 여의도순복음교회 지성전 담임목사로 재직할 당시 과로에 따른 뇌출혈로 혼수상태에 있다가 일주일 만에 기적적으로 깨어나 건강을 되찾았던 개인 간증이 있다. 연세대와 교육대학원,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 미국 남침례교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순복음신학원 학장까지 지낸 그가 본 천국은 성경말씀 그대로였다고 한다.

“천국을 봤어요. 뭐라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 안에 참 평안과 행복이 있었습니다. 요한계시록 21∼22장 말씀대로 빛나는 하늘 보좌와 생명수가 넘실거리더군요. 주님의 얼굴은 뵙지 못했어요. 광채가 워낙 눈부셔서요. 예수의 보혈이 내 몸을 적시는 순간 눈을 떴어요. 의사가 가족들에게 가망이 없으니 장례 준비를 하라고 했더군요.”

천국을 경험한 뒤 메시지와 목회철학이 달라졌다. 순복음강남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 중동·성북성전 담임목사, 순복음교육연구소장 등을 거치면서 촉망받던 대형교회 부목사 자리를 과감히 내려놓고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이 세상의 먹고사는 일에 초점 맞추지 말고 하나님 앞에서 상급받기에 힘쓰라’는 그의 강력한 천국 메시지에 40년 된 전통적 교회도 구원받은 사람들의 모임에서 복음을 전하는 사역자를 길러내는 ‘야전본부’로 변했다. 교회 조직도 사역 중심의 26개 팀 체제로 과감히 탈바꿈했다.

“그 전엔 잘하는 설교를 위해 무척 노력했습니다. 칭찬도 많이 받았죠. 하지만 천국을 경험한 뒤론 예수님이 받아야 할 영광을 내가 도둑질해선 절대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바른 설교는 내가 욕을 듣더라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과감하게 말씀을 전하는 것이거든요. 목사는 구약의 선지자처럼 성도들에게 제대로, 바로 살 것을 선포해야 합니다. 많은 성도들은 교회를 예수 믿고 구원받은 사람들이 모인 모임이라고만 생각합니다.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구원받은 사람들이 복음을 전하는 하나님의 사역자로 훈련받는 곳이 되는 게 맞습니다.”

축복을 나누는 교회

교회는 예산의 절반을 한국교회희망봉사단 한국교회언론회 국민희망실천연대 굿피플 구로초등학교 등에 보낸다. 3개월에 한번씩 택시주일을 전개하는데 고유가 시대 택시 타기를 권장하고 거스름돈을 기사들에게 기부한다. 숭례문 건축을 위한 국민모금에 동참하고 터키 지진과 태국 홍수 때도 성금을 보냈다. 문화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지역에서 ‘아홉 길 사랑(九路舍廊)’이라는 카페를 운영하며 커피와 책을 무료로 제공한다.

교회는 2014년 창립 50주년이 되는 희년을 맞아 교회 건축을 예정하고 있다. 하지만 건축 방향은 기존 교회와 전혀 다르다. 다세대주택이 밀집된 관계로 주차 문제가 주민들의 숙원 사업이기 때문에 예배당보다 주차빌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안주원(56) 장로는 “김 목사님이 부임하고 5년째 되는 해 재신임 투표를 했는데 교인들이 100% 찬성할 정도로 목사님에 대한 신뢰감이 아주 높다”면서 “휴식시간마저 교회에서 보낼 정도로 목양에 대한 일념이 강하기에 교인들이 그 열정을 피부로 느끼며 행복한 교회라고 다들 입을 모은다”고 말했다. 안 장로는 “목사님은 지역과 더불어 가는 게 교회의 사명이라고 늘 강조한다”면서 “생활 형편이 어려운 초등학생과 독거노인 등 불우이웃을 꾸준히 보살피다 보니 지역에서 교회에 대한 평판이 아주 좋다”고 귀띔했다.

김범(39)씨도 “교회의 가장 큰 장점은 아주 화목하면서도 바른 길을 걷는다는 것”이라며 “장학금 지급과 카페 운영, 불우이웃 지원 등 지역주민과 원활한 소통을 하며 교회의 제 역할을 하는 게 교인들에게 긍지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