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연쇄 테러범 ‘정신 이상’ 판정 받아…법원이 수용 땐 실형 아닌 치료
입력 2011-11-30 01:04
지난 7월 노르웨이에서 연쇄 테러를 일으켜 77명을 숨지게 한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2)가 ‘정신이상’ 판정을 받았다. 만약 노르웨이 법원이 이 판단을 받아들이면 브레이비크는 실형이 아닌 강제적인 정신과 치료를 받게 돼 그의 실형 여부가 주목된다.
노르웨이 검찰은 29일 “정신과 의사들이 브레이비크에 대해 정신감정을 실시한 결과 그가 총기난사 테러를 저지를 당시 비정상이었다는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브레이비크의 정신감정을 담당한 의사들은 “그를 13번 인터뷰했다”면서 “그가 정신병자라는 우리의 결론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브레이비크는 이전 재판 과정에서도 “나는 저항운동을 수행 중인 군대의 지휘관”이라며 “범행은 시인하지만 죄를 인정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재판부는 브레이비크를 내년 2월 6일까지 격리 수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브레이비크에 대한 공판은 내년 4월 16일 속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브레이비크의 정신감정에서 그가 형사적인 책임이 있는 것으로 결론나야만 공판이 열리게 돼 있었다.
노르웨이는 정신이상자가 범죄를 저질러 기소될 경우 실형 선고를 면하고 강제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브레이비크에게 정신이상 판단이 내려짐에 따라 그에 대한 재판 속개 및 실형 선고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노르웨이법의학위원회는 243쪽에 이르는 브레이비크 정신감정 보고서를 검토해 법원에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 위원회 위원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브레이비크의 범행이 치밀하게 계획되고 실행됐기 때문에 그가 정신이상이라는 감정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브레이비크는 지난 7월 22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정부청사에서 폭탄을 터뜨린 데 이어 오슬로 인근 우퇴위아섬에서 열린 집권 노동당의 청소년 캠프에서 총기를 난사해 77명을 숨지게 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