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세에 월 300만원 재취업 ‘이모작’ 활짝… 전경련 ‘중견전문인력 고용지원센터’ 재취업 부축
입력 2011-11-29 19:40
“재취업에 성공하니 날아갈 것만 같습니다.”
28일 경북 포항에서 만난 김대성(58·사진)씨의 표정엔 구김살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5개월 전만 해도 김씨는 생활고에 쫓기는 우울한 퇴직자였다.
그는 한 대기업에서 고압가스 안전관리자로 33년간 일하다가 지난해 6월 정년퇴직했다. 등산을 즐기며 여유롭게 은퇴생활을 할 셈이었다. 하지만 가장의 수입이 끊긴 가계는 금세 기울어졌다. 급기야 김씨의 아내는 노인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해 고된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김씨는 언제라도 재취업할 자신이 있었다. 가스안전 업무에 대한 오랜 경험에다 고압가스기계기능사 등 관련 국가자격증도 두 개나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30여 군데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지만 모조리 실패했다. 그는 “나이든 은퇴자를 받아주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며 “올해 초 간신히 잡은 일자리는 지방 아파트 공사현장 일용직이었다”고 말했다. 재취업 실패가 계속되자 김씨는 가벼운 우울증마저 앓게 됐다.
그러던 중 김씨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중견전문인력 종합고용지원센터’를 알게 됐다. 센터는 김씨에게 일대일 맞춤형 재취업 컨설팅을 제공했다. 그의 이력을 꼼꼼히 살핀 후 내린 결론은 기존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라는 것이었다.
김씨는 합격률이 30%도 안 되는 전문자격증을 딴다는 게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배수진을 친 심정으로 결사적으로 매달렸다. 책상 위에서 쪽잠을 자가며 하루 20시간씩 6개월을 공부했다. 김씨는 지난 6월 자격증 취득에 성공했다.
센터는 김씨에게 자격증을 살릴 수 있는 2∼3곳의 기업체를 소개했고, 지난 7월 마침내 포스코그룹의 에너지사업을 담당하는 ‘포스코파워’에 당당히 입사했다. 김씨의 역할은 연료전지부문 프로젝트 사업의 안전 총괄이다. 2년 단위의 계약직이지만, 산업안전기사라는 전문 자격자로 취업했기 때문에 정년도 없고 재계약 가능성도 높다. 월 보수는 300만원이다.
김씨는 “나이를 걸림돌로 생각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다”며 “전문성을 갖춘 취업컨설팅의 방향 제시를 받아들인 게 재취업의 성공요인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발족한 전경련의 중견전문인력 종합고용지원센터는 김씨와 같은 성공사례를 350건이나 만들어냈다. 30인 이상 기업에서 한 직무에 10년 이상 재직했거나 상장기업의 부장급 이상으로 3년 이상, 공공기관 과장급으로 3년 이상, 금융기관 과장급으로 5년 이상 재직한 퇴직자라면 센터를 통해 무료로 맞춤형 재취업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센터는 내년엔 올해보다 배 이상 많은 700명 이상의 은퇴자 재취업을 성사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센터 업무를 총괄하는 양금승 소장은 29일 “중견인력의 일자리 창출과 전문인력 부재로 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의 인력난 해소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포항=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