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시설 도시서 강력한 폭발…이스라엘 공격 표적 지역, 당국 사실 부인해 의문 커져

입력 2011-11-30 01:04

이란의 주요 핵시설 단지가 있는 중서부 이스파한에서 28일 오후(현지시간) 강력한 폭발이 발생했다고 현지 파르스 통신이 보도했다. 수도 테헤란 인근 군부대 폭발사고로 36명이 사망한 지 16일 만이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으나 이란 당국은 이번 폭발사고 자체를 부인하고 있어 의문이 커지고 있다.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폭발음은 도시 전체를 울릴 정도로 강력했다. 정부 관계자는 폭발은 군사훈련 중에 발생한 것으로 핵시설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하마드 메흐디 이스마일리 부지사는 “이스파한의 그 어떤 정부기관도 폭발에 대한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이는 근거 없고 날조된 일”이라고 말했다고 이란의 메흐르 통신 등이 전했다.

이스파한은 이란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로 우라늄 변환 시설 등 주요 핵시설 단지가 있다. 이 시설과 함께 인근의 나탄즈 핵농축 시설 등 2곳은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을 감행할 경우 가장 유력한 표적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난 8일 이란이 핵 기술을 핵탄두 개발에 이용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자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이란에서는 IAEA 보고서 발표 후인 지난 12일 수도 테헤란에서 40㎞ 떨어진 군부대에서 폭발이 일어나 혁명수비대원 17명, 미사일 개발을 주도한 군 장성 등 36명이 사망했다. 당시 폭발이 이스라엘의 비밀작전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자 이란 정부는 탄약운반 과정에서 일어난 단순한 사고라고 해명했다.

이스라엘 이타이 배런 장군은 28일 국회 외교·안보위원회에 출석, 군부대 폭발사고로 이란의 핵개발이 지연됐을 것이라고 보고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한편 이란 청년 시위대가 29일 테헤란에 위치한 영국 대사관에 난입해 창문을 부수고 국기를 끌어내렸다고 AFP가 보도했다. 시위대는 “영국 대사는 이 나라를 떠나라” “영국에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 장면은 이란 관영 TV로 생중계됐다.

현지 언론은 대사관 직원들이 시위대가 들어오기 몇 분 전 모두 대피했다고 보도했으나 로이터 통신은 6명이 인질로 붙잡혔다고 전했다. 영국 외무부는 “시위대가 대사관 건물을 침탈한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이란 헌법수호위원회는 전날 영국의 대이란 추가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보름 내 이란 주재 영국 대사를 추방하고 양국 간 외교관계를 격하하는 내용의 의회 결의안을 최종 승인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