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통합신당 당권 누가 잡을까… 한명숙·박지원·문성근 선두권 형성

입력 2011-11-30 08:24


야권이 이르면 다음달 중 통합신당을 출범시킬 계획인 가운데 신당의 당권을 누가 차지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각 주자 측과 당 안팎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29일 현재 민주당 출신으로는 한명숙(67) 전 국무총리와 박지원(69) 의원, 비(非)민주당 멤버로는 문성근(58) 국민의명령 대표가 선두권을 형성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통합신당 전대는 대의원들에게 1인2표제를 부여하고 모두 6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해 1등이 당 대표가 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민주당 주류와 당 밖의 친노무현계 및 시민사회계 모임인 ‘혁신과통합’은 1인2표 중 한 표는 한 전 총리를 찍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다른 한 표의 경우 민주당 주류 대의원들은 주류 멤버인 이인영(47) 최고위원을 밀 가능성이 높고 친노계와 시민사회계는 문 대표를 찍는 게 기정사실화돼 있다. 또 다른 통합 파트너인 한국노총은 자체 후보를 내기보다 지명직 최고위원을 배정받길 원한다. 따라서 손 대표 등 당권파와 관계가 돈독한 한국노총 역시 주류 쪽 투표 행태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박 의원은 민주당 원외 지역위원장들 지지를 광범위하게 확보해 한 전 총리에 버금가는 득표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자체 세력이 찍을 1표와 더불어 다른 세력 표를 얼마나 끌어올 수 있느냐가 당권쟁취 여부의 관건이다. 비당권파의 타 후보군도 득표력이 만만치 않아 비주류의 표 분산 가능성이 있다.

김부겸(53) 의원은 ‘조직의 프로’로 꼽히는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선거운동을 돕고 있어 의외로 선전할 것이란 예측이 있다. 딱히 지지세력은 없지만 이강래(57) 의원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묵묵히 표밭갈이를 해 왔고 이종걸(54) 의원은 당내 진보파가, 우제창(48) 의원은 중도 실용파가 지지하고 있다.

일찌감치 차세대 주자로 꼽혀온 박영선(51) 정책위의장의 출마 여부가 막판 최대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장 당내 경선 때 돕던 인사들이 현재 박 의장의 출마를 강하게 권유하고 있지만 자신의 출마가 한 전 총리 표를 갉아먹고 결과적으로 박지원 의원을 도와줄 것이라는 시선 때문에 선뜻 결심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통합신당이 무산돼 민주당 단독 전대가 실시될 경우에도 한 전 총리와 박지원 의원 간 양강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현재로선 주류 쪽 대의원 동원력과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유리한 한 전 총리가 여전히 한 발 더 당권에 다가서 있지 않느냐는 분석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