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 사망] 오염 위험 사체경막 라이요두라… WHO, 1997년부터 사용금지 권고
입력 2011-11-29 23:38
뇌종양이나 두부 외상에 의해 뇌경막이 손상됐을 때 ‘수리용’으로 사용되는 생체 재료, ‘뇌경막이식편’의 안전성이 도마에 오르게 됐다. 의인성 CJD로 사망한 환자가 23년 전 뇌암의 일종인 뇌수막종 치료 중 독일제 사체경막 ‘라이요두라(Lyodura)’를 이식받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의인성 CJD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20개국에서 400여건이 보고돼 있는데 그 가운데 뇌경막 이식 후 발생한 사례가 무려 절반 수준인 200여건이다. 특히 138건(69%)은 일본에서 라이요두라를 뇌경막 이식 재료로 사용한 환자에게서 발견됐다. 모두 이식편을 만들 때 프리온 단백질 오염 위험을 제거하지 않아서다.
라이요두라는 1969년 독일 비브라운사가 만든 것으로, 87년 미국과 뉴질랜드에서 잇따라 CJD 감염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문제가 됐던 인체 유래 경막이식 재료다. 뇌경막 이식은 외상으로 머리 뇌경막이 손상됐거나 뇌종양이 뇌경막까지 침범해 경막을 제거할 수밖에 없을 때 활용되는 시술이다. 이때 사용되는 이식편은 동물과 인간 사체에서 얻은 생체 경막을 가공한 것과 생체 적합성이 높은 고분자 재료로 만든 인조 경막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97년부터 프리온 오염 위험이 있는 인체 유래 뇌경막이식편을 사용하지 말 것을 각국에 권고했다. 우리나라도 현재 인체 유래 뇌경막이식편 수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며, 인체 유래 경막을 만들 때 반드시 프리온 단백질이 활성화되지 않도록 지도하고 있다.
문제는 라이요두라처럼 프리온 감염 가능성이 있는 뇌경막이식편을 그 이전에 얼마나 사용했는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는 점. 질병관리본부는 물론 생체 재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감시·감독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청과 국내 수입업체들도 이에 대한 자료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에서도 의인성 CJD 환자가 발견됨에 따라 대한신경과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등 전문가들과 협조 체제를 구축, 80년대에 뇌경막 이식 수술을 받은 뇌 손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