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 사망] 뇌속 프리온 단백질 변형이 원인

입력 2011-11-29 23:38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은 사람에게 발생하는 프리온(prion) 질환이다. 프리온은 광우병(BSE)을 유발하는 병원체로, 단백질을 뜻하는 프로테인(protein)과 바이러스 입자 비리온(virion)을 합성한 말이다.

이 프리온이 동물이나 사람의 뇌 속에 축적되면 세포를 파괴하고 조직에 스펀지 같은 구멍을 내게 된다. 또한 단백질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가 전염성을 가지고 복제도 하며 세를 불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JD는 영국의 크로이츠펠트와 야코프란 의사가 1920년과 1921년 발견한 뇌질환으로 속칭 인간광우병으로 불리는 변종 CJD 외에도 산발성, 가족성, 의인성 등 세 가지 형태가 더 있다. 그 가운데 전체의 85%를 차지하는 원인불명의 산발성 CJD가 가장 흔하고, 가족성 CJD는 10∼15%의 비율로 발견된다. 가족성은 프리온 단백질 정보를 가진 ‘PRNP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병한다. 의인성 CJD란 CJD에 감염된 인간 뇌하수체성장호르몬 및 생식선자극호르몬 투여, 생체 뇌경막 또는 각막을 이식받고 발생하는 것을 가리킨다. 발생 빈도는 전체 CJD 환자의 1∼2%에 불과하다.

광우병에 걸린 소의 부산물을 섭취한 뒤 발생하는 변종 CJD는 1% 미만으로 극히 드물다. 실제 지금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CJD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발성 CJD와 유전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가족성 CJD뿐이었다고 질병관리본부는 밝혔다.

CJD에 감염되면 대뇌와 소뇌 기능 저하로 발병 수주일 또는 수개월 전부터 원인불명의 무력감과 허약감, 식욕 변화, 수면습관 변화, 체중 감소, 기억력과 집중력 감퇴, 일시적인 시간·장소 혼동, 환각, 감정·시각장애,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보이다 치매 상태로 발전하게 된다. 근육경련도 흔히 일어난다. 이때 뇌파검사를 해보면 비정상적으로 날카로운 ‘예파’가 감지되고, 뇌 척수액 검사에선 프리온 이상단백질이 발견된다. 뇌 MRI(자기공명영상)에선 스펀지처럼 변한 뇌 조직이 보인다.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뇌신경센터 나형균 교수는 “CJD는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되고 마땅히 치료할 방법이 없다는 게 가장 무서운 점”이라며 “대개 발병 후 1년 안팎에 사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