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부산의 발전, 개도국 성장에 큰 영감 줄 것”

입력 2011-11-29 19:41

제4회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가 29일 3일간의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오전 9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진전 상황 점검 전체회의’에는 세계 160여개국의 정부·국제기구·시민사회·의회대표 3000여명이 참석했다. 민동석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환영사를 통해 “원조 효과가 실질적인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총회에서 새로운 청사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회의는 2005년 파리 선언과 2008년 가나 아크라 행동계획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원조 효과성’을 넘어 ‘개발 효과성’에 중점을 둔 새로운 합의와 행동계획을 논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원조를 주는 나라가 주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받는 나라가 스스로 개발정책을 세우고 여기에 맞춤형 원조를 제공하자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와 관련해 원조공여 선진국들은 원조자금이 제대로 집행되도록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체회의 후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미국 국제개발협력처(USAID)가 공동 주관한 ‘아프리카 개발 리더십’ 회의가 열렸다. 블레어 전 총리는 2007년부터 이 회의를 주도해 왔으며 국제 원조가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원조를 받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바람직한 리더십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블레어 전 총리는 회의 후 국민일보를 비롯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원조를 받던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된 한국은 모든 개발도상국들에 경제개발 과정의 다양한 경험과 교훈을 전달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원조 효과를 톡톡히 본 도시인 부산이 이들 나라가 자립 역량을 키우는 데 큰 영감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조가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두려면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지난 50년간 아프리카 지역에 투입된 원조액은 1조 달러(약 1100조원)를 넘어섰지만 원조를 받은 국가 대다수는 여전히 빈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블레어 전 총리는 “개발도상국들이 원조자금을 필요한 곳에 잘 써야 하는데 각국 정부의 운용 역량이 아직 많이 부족한 상태”라고 털어놨다. 이어 “이번 총회에서는 공여 선진국과 수혜 개도국 간 이해의 접점을 찾아 궁극적으로 개도국들이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선진국의 개발원조 축소 우려에 대해 “(선진국들이) 힘든 시기”라며 “최근 중국의 대(對) 아프리카 지원 규모가 커진 만큼 국제사회가 중국과의 효율적인 협력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회는 이틀째인 30일 오전 9시30분 공식 개회식을 갖는다. 행사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 라니아 알 압둘라 요르단 왕비,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다.

부산=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