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 목사 행복칼럼...네 자녀를 노엽게 말라
입력 2011-11-29 17:07
<송길원 목사의 행복 칼럼> 행복in-행복人-행복印(35)
네 자녀를 노엽게 말라
J. H. 페스탈로치는 이렇게 말했다. “본능적인 사랑만으로는 자녀를 잘 키울 수 없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어머니 자신이 총명하고 어질고 굳센 의지를 지니며 용감히 활동하는 힘을 보인다면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자녀들은 좋은 감화를 받는다.”
어른이 되기는 쉽다. 하지만 아버지가 되기는 어렵다. 성경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자녀교육의 원리를 아비들의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아비들아” “아비들아.” 그리고 권고한다.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 공(公)은 아내와 아들의 그늘에 가려 존재조차 희미한 사람이었지만 아들 찰스에 대한 영향력만큼은 절대적이었다. 그는 아들의 일생을 자신의 무릎 위에서 철저히 조종했던 사람이었다. 그의 찰스에 대한 첫 번째 교육 목표는 엄격한 장교 출신인 자신처럼 강인하게 만드는 것이었지만 그 결과는 정 반대로 나타났다.
94년 피플지(誌)는 필립 공을 빈정거리기 잘하는 엄격한 규율가라고 묘사한 일이 있다. 지적이었지만 예민하고 다른 사람을 아프게 만드는데 소질이 있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무례하게 들리는 농담을 툭툭 던지는 안 좋은 기교도 지녔다고 한다.
1957년 만 9살이던 찰스는 고든스턴 공립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스파르타식을 고집한 군 출신 아버지는 귀족학교 이튼스쿨을 선택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린 시절 그는 섬세하고 수줍음 잘 타는 소년이었다. 필립은 학교생활에 어려워하는 아들 찰스를 겁쟁이라고 불렀고 마흔여덟이 될 때까지 찰스의 아이디어에 경멸을 쏟아 부었다. 이런 조롱거림이 찰스의 마음을 황폐하게 만들고 말았다. 찰스는 아버지를 항상 영웅으로 숭배했다. 아버지의 높은 기대대로 사는 것에 늘 바둥거려야만 했다. 찰스는 생일잔치에도 나타나지 않는 아버지의 정신적 학대에 어린 시절 내내 복종해야 했다. 필립은 마음으로도 찰스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한다. 버킹검 궁전에 있는 필립의 방에는 아들 찰스 대신 딸 앤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편애 속에 자랐다. 아들과 전화를 통해 대화를 나누기보다 하인을 통해 전갈을 보내는 등 권위적인 방식으로 일관했다.
찰스는 천성적으로 마초맨(남성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압력과 경멸을 받을 때 찰스는 친구들에게 “내 갈 길을 가고 싶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어머니도 차갑기는 마찬가지였다. 엘리자베스2세는 자식을 돌볼 시간이 없는 여왕이었고 금욕주의적인 교리를 가지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키스를 하거나 꼭 껴안기보다는 의무를 강조했다. 어린 시절 찰스는 하루 동안 30분 정도밖에 어머니를 볼 수 없었고 유모의 손에 의해 길러져야 했다. 찰스는 전기에서 사랑스런 포옹과 키스를 갈망했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어머니 여왕은 그렇지 못했다.
성경의 노엽게 말라는 말은 “아이들을 괴롭게 말라. 화나게 하지 말라. 흥분시키지 말라”는 것이다.
고 3 학생이 공부만 닦달한다고 어머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8개월간 방에 둔 채 학교를 다녔다는 보도는 충격을 넘어서 이 시대의 비극이다. 그는 경찰에서 ‘어머니가 전국 1등을 해야 하는데 의지가 약하다’고 밥을 안 주거나 잠을 못 자게 했고, 사건 당일엔 밤부터 아침까지 엎드려뻗친 채 야구방망이와 골프채를 수백 대 맞았다고 했다.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 다시 한 번 새겨야 말씀이 바로 이 말씀이다.
“네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송길원 목사/가족생태학자, 행복발전소 하이패밀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