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파키스탄 보복공격 우려”… 나토군 오폭 원인놓고 서로 “먼저 공격” 책임공방
입력 2011-11-28 21:26
26일(현지시간)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오폭으로 파키스탄 병사 24명이 숨진 가운데 나토가 파키스탄의 보복 공격을 우려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숨진 파키스탄 병사들이 나토군을 먼저 공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양측의 책임공방도 뜨겁다.
나토군 산하 국제안보지원군(ISAF) 고위관계자는 “이번 공격으로 파키스탄의 보복 공격이 뒤따를 것”이라면서 “파키스탄 정보국(ISI)이 아프가니스탄 국경지대에서 무장단체들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ISI와 무장단체 하카니 네트워크의 긴밀한 관계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하카니는 지난 9월 카불에 있는 미국대사관에 폭탄테러를 일으킨 주범으로 지목된 무장단체로 미국은 배후에 ISI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사건 다음 날인 27일 파키스탄 전역에서는 분노한 파키스탄 시민들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모형과 성조기를 불태웠다. 카라치의 미국 영사관 밖에서는 시민 수천 명이 “미국을 규탄한다”며 항의했다.
한편 나토군의 오폭 이전 파키스탄 초소에서 먼저 공격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AP통신이 복수의 아프간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은 “나토군의 공격을 받은 모흐만드 지구 파키스탄군 초소 2곳에서 선제공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파키스탄 정부는 이런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파키스탄 군 대변인인 아타르 압바스 소장은 “나토의 공격이 약 2시간 동안 계속됐다”면서 “공격을 멈춰 달라고 나토에 요청했지만 묵살됐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건으로 양국 관계가 회복 불가능한 지경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공격이 나토군의 정당방위였는지 파국적 오류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분명한 것은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백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