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현대家 잔치… “들러리는 싫어”
입력 2011-11-29 01:08
현대가(家)의 집안싸움으로 귀결된 프로축구 K리그 2011 챔피언십 챔피언결정전에서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가 서로 우승을 장담했다.
전북과 울산은 2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집안싸움인데다 최강희(52) 전북 감독과 김호곤(60) 울산 감독이 과거 현대호랑이축구단 시절 울산에서 코치(김 감독)와 선수(최 감독)로 함께 몸을 담았던 인연 때문인지 양팀 사령탑은 신경전을 펼치기보다 덕담을 먼저 건넸다.
김 감독은 스승답게 최 감독에 대해 “내가 아주 좋아하는 제자다. 울산 창단 당시 한일은행에서 직접 스카우트해왔는데 운동장에서 최고로 존경스러운 선수 중 하나였고 지도자로 성장해온 과정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도 “울산은 창단할 때부터 선수로 뛰었고 현역 생활을 마감한 팀이라 애정이 많은데 챔피언전에서 상대한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우승을 향한 열망은 숨기지 않았다. 최 감독은 “부상 선수도 없고 훈련도 순조롭다”면서 “울산이 워낙 상승세를 타고 있고 좋은 경기를 해왔지만 우리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에서 꼭 이기고 우승하겠다는 각오가 강한 만큼 믿고 준비를 잘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에 맞서 김 감독은 “전북은 이번 시즌 정말 큰일을 해낸 팀이다. 올해는 전북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면서도 “결승전까지 올라온 이상 잘 준비해서 결승전다운 경기를 펼치고 승리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전북과 물샐 틈 없는 수비의 울산이 맞붙는 ‘창과 방패’의 대결도 관심을 끌었다. ‘닥공(닥치고 공격)축구’를 표방하고 있는 최 감독은 “아무리 수비적인 팀이라도 골은 먹는다. 우리 팀은 어느 팀과 맞붙어도 자신이 있다. 정규리그 때처럼 경기한다면 충분히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김 감독은 이에 “전북처럼 공격력이 강한 팀을 상대로 실점하지 않고 잘 견디다 우리가 기회를 가져왔을 때 수비 뒷공간을 노리겠다”면서 “축구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너질지 모르는 만큼 그런 포인트를 파악해 공략하는게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전북과 울산은 30일(오후 6시10분·울산문수구장)과 내달 4일(오후 1시30분·전주월드컵경기장) 열리는 챔피언결정전 1·2차전을 통해 올해 챔피언 트로피의 주인공을 결정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