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가빈 키운 건 여오현·석진욱 리시브

입력 2011-11-28 18:17

8승1패, 승점 22로 프로배구 남자부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삼성화재는 얼핏보면 용병 가빈(캐나다)의 팀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가빈은 공격점유율 56.6%, 성공률 62.0%(1위)으로 득점 1위(312점)를 기록 중이다. 팀 득점의 39.4%를 차지하고 있지만 순수 공격부문만 떼어놓고 보면 공격득점의 58.7%를 가빈이 해낸다. 공격의 첨병이자 해결사이기도 한 그의 활약때문에 어떤 팬들은 ‘가빈화재’로 팀이름을 바꾼다. 적어도 보통 팬들이 생각하는 그의 위상은 그렇다.

하지만 좀 더 전문적인 팬이라면 삼성화재의 리시브에 주목한다. 리시브는 배구의 가장 기본적인 기술. 서브 리시브가 잘 되면 세터가 공격수에게 편하게 토스할 수 있다. 오픈공격, 시간차, 속공 등 다양한 공격옵션이 펼쳐진다. 만약 리시브가 불안하면 아무리 우수한 공격수를 보유했다해도 써먹을 방법이 없다.

삼성화재에는 2명의 리시브 달인이 있다. 리베로 여오현(33)과 레프트 석진욱(35)이다. 여오현은 리시브와 디그만으로 연봉 2억2000만원을 받는다. 국내 선수 중 공격수 박철우(삼성화재·2억5000만원)에 이어 2위다. 27일 열린 KEPCO와의 경기에서도 여오현은 3개 세트에서 27개의 리시브를 시도했다. 이 가운데 19개를 세터 1m 가까이 정확하게 보냈다. 리시브 범실은 1개밖에 없었다. 리시브 정확 4001개째를 기록한 여오현은 처음으로 개인통산 리시브 4000개 고지를 넘어섰다.

2010광저우 아시안게임 도중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접었던 석진욱은 신치용 감독이 그토록 애타게 복귀를 기다렸던 수비의 달인이다. 지난 시즌 그가 결장하자 리시브와 디그에 공백이 생겼고 삼성화재는 꼴찌까지 떨어지는 아찔함을 맛봐야 했다. 35세가 된 올해 무릎 십자인대 수술까지 받으면서 기어코 팀에 복귀, 리시브 2위(세트당 4.48개)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