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적 재앙 블랙아웃 막으려면

입력 2011-11-28 18:02

올 겨울 전력대란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음에도 국민은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대로 간다면 대규모 동시 정전사태인 블랙아웃(Blackout)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블랙아웃은 국민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재앙을 가져온다. 국가기능이 며칠간 전면 마비된다. 정부의 행정전산기능은 물론 통신, 지하철 등 교통체계가 마비되고 금융서비스도 올 스톱된다. 엘리베이터가 서고 병원 등에서 인명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겨울철 전기부족 상황을 불러오는 주범은 전기를 이용한 난방이다. 전년대비 최근 2주 동안 각 백화점 및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난방가전용품 판매가 2배 이상 늘었다. 겨울철 전기수요에서 난방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06년 19.8%에서 지난해에는 25%까지 늘었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빌딩·상점·호텔 등 상업용 난방이다. 상업용 난방을 위해 사용하는 전기가 전체 난방전력 소비의 61%에 이른다.

지식경제부는 내년 1월 중순 예비전력이 53만㎾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수준이면 사실상 블랙아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여기에 기습한파까지 밀려오면 블랙아웃이 발생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정부는 여수화력 등 폐기 예정이었던 발전소까지 가동하고 정비예정인 발전소도 그 일정을 늦추었지만 발전소 한 곳만 고장 나도 상황은 심각해진다고 한다.

결국 대규모 동시 정전사태를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전기 수요, 그 가운데서도 전기난방을 줄이는 길이다. 정부가 장단기 전력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하나 올 겨울을 넘기려면 국민의 협조가 절대 필요한 상황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28일 79차 라디오 연설에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절전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각 직장과 가정에서 실내 난방온도를 20도 이하로 낮추고 내의를 입어 전열난방기 사용을 줄여야 한다. 무엇보다 호텔 등 상업용 전열난방 사용을 억제해야 한다. 이런 노력만이 국가적 재앙인 블랙아웃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