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겪은 선교사 회복 시스템 마련돼야”… 위기관리재단 ‘위기 디브리핑’ 세미나

입력 2011-11-28 17:56

“위기 상황은 끝났어도 위기는 끝나지 않는다. 정확하고 제대로 된 위기 디브리핑이 필요하다.”

한국위기관리재단(이사장 이시영)이 28일 서울 본동 노량진교회에서 개최한 ‘위기 디브리핑 세미나’에서 나온 제안이다. ‘디브리핑(Debriefing)’이란 최근 한국 선교계에 자리 잡기 시작한 용어로 일종의 회복 과정이다. 선교사 개인 문제와 선교단체 운영, 각종 위기에 대한 ‘멤버 케어’의 일환으로 떠오르고 있다. 선교계는 선교사가 겪는 위기 상황은 설령 종료됐을지 모르지만 정작 선교사 당사자는 더 큰 고통과 상처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는 데 주목하고 디브리핑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지진과 쓰나미, 질병과 각종 사고, 내전과 전쟁 등은 복음 전파를 가로막는다. 이슬람권과 공산권 국가 등에서는 선교 또는 선교사라는 말 자체가 위험한 단어가 됐다. 선교사들이 받는 스트레스와 충격을 회복할 수 있는 일련의 과정이 있어야 지속적인 선교도 가능하다.

미국 남침례교선교부(IMB) 위기관리 담당인 칩 라이트(가명) 선교사는 “선교사와 단체, 교회는 선교사역이 위험을 동반한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면서 “이 사실을 염두에 두고 선교사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복음 확장의 과업을 수행함에 있어 결코 위축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위기 발생 시 선교사가 떠나야 하는가, 머물러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떠나거나 (위기를) 대면하는 것은 둘 다 하나님의 방법일 수 있다”며 “사전 예방 단계를 갖고 있어야 하며 위기 발생 시 적합한 대응체계와 절차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라이트 선교사는 이를 위해 위기에 따른 초기 대응자, 위기관리팀 등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초기 대응자는 선교사가 위험에 빠졌을 때 전화할 사람이다. 위기관리팀은 현지 선교사 리더십과 함께 위기 상황을 처리한다.

IMB 신기황 선교사는 “위기 상황에서의 멤버 케어 목적은 사건으로 인해 상처를 입은 사람을 위해 그리스도의 지체가 돼 주는 것”이라며 “디브리핑 등 멤버 케어가 부재한 경우 선교사는 수년 간의 신체적·정서적·영적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