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행보 박근혜, 이번엔… “나라 운명, 과학기술에”
입력 2011-11-28 18:34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1위를 빼앗긴 여론조사 결과와 ‘전면에 나서라’는 당 안팎의 요구 등으로 정치 지형이 요동치고 있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연일 정책 행보에만 매진하는 모양새다.
박 전 대표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책 세미나를 열고 ‘과학기술을 통한 삶의 질 제고와 새 수요, 새 시장, 새 일자리 창출’이라는 화두를 제시했다. 그는 인사말을 통해 “과학 기술을 통해 우리 경제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며 “과학기술 발전에 나라 운명이 걸려 있다는 비상한 각오로 새롭게 출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 삶의 질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는다면 과학기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일이 너무나 많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 보기 드문 이공계 출신인 박 전 대표는 과학기술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과학기술인들은 과거 키스트(한국과학기술연구원)를 세울 때 안정된 외국생활을 포기하고 귀국해 헌신했고 중화학 전자 자동차산업 등 신산업을 일으킬 때마다 밤을 낮 삼아 연구실을 집 삼아 최선을 다한 분들”이라며 “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뭉클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공계 출신의 공직 진출 확대, 기업들의 이공계 출신 채용 증대, 연구활동 지원 확충 등을 제시했다.
박 전 대표는 “무엇보다 국정 운영이 과학기술 중심이 돼야 한다”며 “각 부처에 혼재된 과학기술 정책을 통합·조정하기 위해 과학기술 전담부처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들어와 폐지된 ‘과학기술부’의 부활을 언급한 것으로 현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박 전 대표는 기자들이 질문한 당 쇄신 방안 등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 말씀드릴게요”라며 말을 아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누가 뭐라고 하든 자기 스케줄대로, 자기 스타일대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소신일 수도 있겠지만 다소 고집스러워 보인다”고 평했다. 반면 측근들은 현재의 정책 행보가 곧 ‘박근혜식 정치’라고 말한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표의 전면 등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두언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제 안철수에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추월당한 박 전 대표는 온갖 모색을 할 때인데 아직도 몸조심 모드이니…”라고 비판했다.
또 친박계 일각에서 나오는 ‘지도부-공천권 분리’ 주장에 대해서도 “권한은 갖되 책임은 안 지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비겁한 입장”이라고 일갈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