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EU 모든 국가 신용등급 위험”
입력 2011-11-28 21:56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모든 회원국의 신용등급이 위협받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여기에 이번 주 프랑스와 벨기에 등 주요국의 국채 발행이 예고돼 있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의 향방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등급 악영향”=무디스는 보고서에서 유로존에 대한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먼저 유로존의 멀티플 디폴트(다발적 채무불이행)다. 남유럽발(發) 재정위기가 주요국과 동유럽까지 전이돼 연쇄 부도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 여기엔 재정불량국 구제금융 지원에 동참하면 재정에 압력을 받게 되고 결국 그들과 같은 처지에 놓인다는 우려가 녹아있다. 특히 돈줄이 마르고 있는 금융권도 위기를 부추긴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탈퇴국 발생 여부다. 무디스는 “디폴트가 발생하면 회원국 중 한 곳 이상이 유로존을 떠날 가능성이 커진다”며 “27개 국가로 구성된 EU의 신용등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무디스는 “현재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는 디폴트 확산 없이 유로존이 지켜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 시나리오에서조차도 신용등급은 단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시장을 안정시킬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갈수록 어둠 속=유로존 위기는 이번 주가 분수령이다. 주요국의 국채 195억 유로 정도가 발행된다. 벨기에는 28일 국채 20억 유로를 발행했지만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65%를 기록해 지난달 4.37%보다 1.28% 포인트 급등했다. 이탈리아도 28∼29일 87억5000만 유로어치를 시장에 내놓는다. 수익률이 7∼8%대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얼마나 팔릴지 미지수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이탈리아에 6000억 유로를 지원할 것이란 현지 보도로 긍정적 전망이 있었지만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유럽 주요 증시는 IMF 지원 기대감에 이날 장중 2∼3% 급등했다. 다음 달 1일엔 스페인과 프랑스가 각각 35억 유로, 45억 유로의 국채를 발행한다. 유로존 경제 1위인 독일은 지난 25일 국채 입찰을 실시한 결과 미달 사태가 빚어져 국채 금리가 폭등했다.
유럽 대형 은행들은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유럽 은행들이 발행한 채권 규모는 4130억 달러로, 올해 갚아야 할 채권 6540억 달러의 3분의 2에 불과해 채권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 문제는 내년에는 이보다 더 많은 7200억 달러 채권의 만기가 돌아온다는 점이다.
유로존 국가들은 회원국이 국채를 발행할 경우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20∼30%를 지급 보증해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