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2월 11일 단독전대서 통합 의결

입력 2011-11-28 21:33

이르면 올해 안에 야권의 새 통합정당이 생긴다. 민주당은 다음 달 11일 열리는 단독 전대에서 손학규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분당(分黨)까지 거론되던 갈등이 극적으로 봉합됐지만 손 대표와 박지원 의원 모두 상처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11일 전당대회, 손 대표 사퇴=민주당은 다음 달 11일 단독 전대를 열고 통합을 의결할 방침이다. 이용섭 대변인은 “물리적으로 당길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날 통합을 위한 수임기구를 만들고 손 대표도 사퇴할 예정이다. 지난 24일 ‘시민통합당’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한 ‘혁신과통합’은 다음달 8일쯤 중앙당 창당대회를 가진다.

양측이 전당대회에서 수임기구를 구성하면 수임기구합동회의를 열어 합당을 공식 결의한다. 동시에 경선룰을 확정해 연내에 지도부 선출을 위한 통합전당대회를 개최하게 된다. 이 대변인은 “올해 안에 통합 정당 지도부를 구성해 새해 인사는 새 지도부가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당초 손 대표와 박 의원은 전날 심야회동에서 ‘12월 통합결의, 1월 지도부 선출’에 합의했으나 일정을 더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박 의원도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대에서 먼저 통합 여부를 결의하고 이후 수임기구에서 구체적인 통합 협상을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원외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독자 전대파들은 이날 대의원 5478명의 서명을 받은 전대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며 “다음 달 11일 전대를 열어 지도부를 새로 뽑자”고 주장했다. 새 지도부가 통합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변인은 “민주당 지도부를 선출하자’는 제안은 전대에서 논의되겠지만 대의원들에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남은 과제는 경선룰이다. 민주당은 180만명의 당원조직을 활용하기 위해 당원과 대의원의 의견이 대폭 반영되는 경선을 원하고 있다. 비민주당 세력은 모든 국민에게 투표권을 주는 완전국민경선을 요구하고 있다. 상대적 열세인 조직력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손(孫)·박(朴), 파국은 막았지만 흠집 커=당 안팎에서는 손 대표와 박 의원이 막판에 정치적 타협점을 찾기는 했지만 이미 서로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 대표는 야권통합이라는 대의명분을 쥐고 있었음에도 당권을 장악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그가 대권을 꿈꾸는 점을 고려하면 리더십 부재라는 비판에 시달릴 수 있는 대목이다.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인 박 의원의 경우 지난 23일 중앙위원회 무산 등을 거치면서 ‘구악(舊惡)’ 이미지가 덧씌워졌다는 점이 뼈아프다. 통합 지도부 선출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치킨게임을 하다가 분당까지는 갈 수 없다는 생각에 한 발씩 물러난 것”이라며 “쌍방 과실을 범하다가 막판에 쌍방 합의를 본 셈”이라고 말했다.

엄기영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