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SO, 지상파 HD 송출 중단… 770만 가구 화질 떨어지는 SD방송 봐야
입력 2011-11-28 21:40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28일 오후 2시부터 SBS, MBC, KBS2의 디지털 신호(8VSB) 송출을 중단하고 관련 내용을 고지하는 자막을 내보냈다.
이에 따라 아날로그와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 가운데 770만 가구가 기존 고화질(HD)에 비해 화질이 떨어지는 표준화질(SD)로 방송을 보는 불편을 겪고 있다. 피해를 보는 시청자는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 400만 가구 중 SD 방식 가입자를 제외한 270만 가구,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 1100만 가구 중 디지털TV를 보유한 500만 가구 등 모두 770만 가구다.
SO들이 실력행사에 나선 것은 지상파 방송의 케이블TV 재송신에 따른 대가 산정방식을 놓고 벌여 온 지상파 방송사들과의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SO들은 가입자당 요금 인하에 양측이 구두 합의한 것을 서면합의로 전환해줄 것을 지상파 방송사들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방송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법원이 지난달 28일 디지털 방송 송출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하루에 1억5000만원씩 간접강제금을 부과한 데 이어 지상파 방송사들이 협상에 미온적이어서 방송 송출을 중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지상파 측에서 진전된 입장을 보이지 않을 경우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까지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재송신 대가와 관련, 협상 타결일부터 신규 디지털방송 가입자에 대해 가입자당 100원, 2013년부터는 50원으로 하자는 데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HD 방송 송출 중단은 지난봄에도 있었지만 이처럼 대규모로 이뤄진 건 처음이다. 지난 4∼6월 SBS가 재송신료 분쟁을 겪던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에 HD 방송 송출을 40여일간 끊은 적이 있지만 당시는 수도권 가입자 70만명이 대상이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