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공동체 희망을 쏜다-(2부) 사회적 기업을 키우자] “반지하 작업장 지상으로 옮기고 싶어요”
입력 2011-11-28 18:25
㈜송지의 남은 과제는 아직까지 영세한 기업 규모를 키워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이다.
황영희(47·사진) ㈜송지 본부장은 “하루 1000장이 넘는 천기저귀를 위생적으로 세탁하는 데 지금의 인원·시설로도 무리는 없지만 영세한 규모 때문에 고용 창출에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고용하고 있는 여성 고령자·남성 장애인 외에도 여성 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송지가 여성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계획 중 하나가 바로 반지하에 위치한 개봉동 세탁 작업장을 지상으로 옮기는 것이다. 가파르진 않지만 작업장으로 내려가는 경사진 턱 때문에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자유자재로 움직이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장애인들의 손쉬운 작업을 돕기 위해 세운 ‘단순 공정화’ 계획도 마찬가지다. 황 본부장은 “장애인들은 집중력은 일반인들에 비해 뛰어난데 복잡한 것에 약해 고객들이 제각각 위탁한 개인 기저귀들을 구분하고 분류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자체 공급되는 천기저귀의 테두리에 실 색깔을 달리해 장애인들도 쉽게 일할 수 있는 단순공정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아이 몸에 천기저귀를 차게 하는 만큼 위생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을 위해서도 안전하게 견학할 수 있는 공장을 만들고 싶다는 게 황 본부장의 설명이다.
황 본부장은 “천기저귀 위탁을 문의하는 어머니들 중 상당수가 ‘직접 가서 보고 싶다’는 의견을 전해온다”며 “견학을 원하는 어머니나 어린이집 교사들은 물론 봉사활동을 원하는 대학생·각종 봉사단체들이 와도 넉넉한 작업장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송지의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역시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다. 천기저귀가 아이의 건강은 물론 일회용 기저귀 구입비용 절감·폐기물 감소 등 환경적 효과도 큰 만큼 보건복지부와 환경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황 본부장은 “독일 프라이부르크 등의 도시에서는 천기저귀를 사용하면 세금 혜택을 준다”며 “재정적 지원에서 나아가 소비자들 스스로 천기저귀를 사용함으로써 얻는 보상이 있다면, 보육은 물론 환경적인 면에서 좀 더 긍정적인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