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시장 ‘청라 악취체험’ 빈손 귀가
입력 2011-11-28 22:06
송영길 인천시장이 청라국제도시에 입주해 2개월 시한으로 주민들과 동고동락했지만 빈손으로 짐을 싸게 됐다.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일대 악취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었지만 당장의 성과 없이 돌아오는 상황이어서 ‘과시적 퍼포먼스’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시에 따르면 송 시장은 수도권매립지 악취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뒤 주민들과 불편함과 고통을 함께하며 문제 해결 방안을 찾는다는 취지로 지난달 1일 청라지구 아파트에 입주해 2개월을 보냈다. 송 시장은 30일 다시 자택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송 시장은 나름의 성과를 내세우고 있다. 청라국제도시 입주민들과 지난달 5일과 지난 20일 간담회를 열어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청라합동민원센터를 열어 청라입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는 것이다. 또 수도권매립지 악취문제 해결을 위한 서울시와 인천시가 12월 중 공동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하기로 한 것을 꼽았다. 시는 이 TF에 경기도가 참여해 본격 가동되면 3개 시·도가 수천억원의 적립금을 조성해 근본 대처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특히 지난 9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단기대책으로 올해 안에 163억원을 투자하고, 2015년까지 중기대책으로 1081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기대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대체로 “한 게 뭐냐”는 냉담한 반응이다. 매립지관리공사의 163억원 투자 계획 외에는 별 성과가 없어 초라한 성적표라는 지적이다. 당초 기대했던 수도권매립지의 경인아라뱃길 편입토지 보상금 1000억원의 경우 쓰레기매립지 직접 관련시설에만 투입하도록 제한돼 악취 저감대책과는 처음부터 거리가 멀었다. 굳이 2개월 현지 거주를 하면서 얻을 수 있었던 거였냐는 시각이다.
검단지역 등 악취 피해를 겪는 원주민들은 “굴러온 돌(청라국제도시 주민)에 대해서는 대접을 해주고 박힌 돌(검단지역 원주민)에 대해서는 무(無)대접을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불만스러워 했다.
수도권매립지 일대는 악취물질인 황화수소가 사람이 체감할 수 있는 농도의 1763배가 배출되면서 악취민원 6000여건이 접수될 정도로 집단민원화하는 상태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