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척추통증의 비수술요법
입력 2011-11-28 17:49
최근 일부에서 대표적인 척추통증 치료법의 하나인 ‘신경성형술’과 ‘경막외강 내시경술’의 효과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환자 부담이 크고, 치료 효과도 의문시된다는 비판이다.
하지만 이는 마취통증의학과 영역의 신경성형술과 경막외강 내시경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으로 여겨진다. 속칭 신경성형술 등은 경막외강 내 조직이 신경과 유착돼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국내외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물론 이 시술은 척추 수술 후 통증증후군 환자에게도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척추질환에 의한 통증 치료의 핵심 포인트는 요하지통(허리에서 다리로 퍼지는 통증)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신경의 부종과 염증을 얼마나 빨리, 효과적으로 조절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척추질환 환자 중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10% 미만에 불과하다.
신경성형술과 경막외강 내시경술은 유착 조직을 박리한 뒤 약물을 주입한다. 기존의 단순한 경막외강 내 약물 주입술의 경우 조직 간 유착이 심할 때는 주입된 약물을 병소(통증 유발 부위)까지 도달시킬 수 없어 치료 효과가 떨어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신경성형술과 경막외강 내시경술을 이용하면 이 문제를 극복해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 부위에 직접, 쉽게 약물을 도달시킬 수 있다.
신경성형술은 꼬리뼈를 통해 특수 도관(카테터)이나 기구를 삽입해 영상장치 유도 하에 실시간으로 환부를 확인하면서 기구의 끝을 이용해 신경 주위에 유착된 조직을 박리하고 약물을 주입한 뒤 염증성 조직과 부종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이때 사용되는 기구들은 전·후진뿐 아니라 미세한 좌우이동이 가능하도록 고안돼 있다.
신경성형술은 또한 시술 후 2∼3시간 정도 안정 후 곧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고, 환자 상태에 따라 반복 시술도 가능하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장병 등으로 수술에 부담이 큰 환자에게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신경성형술의 이 같은 치료 효과는 관련 논문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편 비슷한 적응증을 가진 경막외 내시경술은 생리식염수를 주입해 병소를 씻어낸 다음 염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나 유착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약물을 혼합 주입해 통증 치료 효과를 거두는 신의료술이다. 환부 접근성이 신경성형술에 비해 훨씬 뛰어나고, 시술자가 내시경 영상을 통해 환부를 직접 확인하며 유착 부위를 기계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게 이점이다.
이 역시 일정기간을 두고 반복 시술이 가능하며, 환자들은 시술 후 곧바로 활동을 할 수 있다. 다만 시술 비용과 재료비가 경막외 신경성형술에 비해 고가라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김용철 서울대병원 통증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