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광란의 ‘블랙 프라이데이’

입력 2011-11-27 19:22

연중 최대 할인 판매가격이 미국 사람들을 살짝 ‘미치게’ 했다. 미국 최대 할인 판매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 동안 황당한 사건들이 발생했다.

지난 25일 새벽(현지시간) 웨스트버지니아주 사우스찰스턴의 할인점 타깃(Target)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고르던 월터 밴스(61)가 갑자기 쓰려졌다. 그는 오랫동안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다. 당시 매장에는 전날 밤부터 줄서서 기다리다 자정부터 할인 상품을 사기 위해 들이닥친 고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매장 바닥에 쓰러진 밴스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싼 물건을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NBC방송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 ‘쇼핑객들이 쓰러진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심지어는 그를 보고 못 본 척 돌아가거나, 그 위를 뛰어넘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런 가운데 당시 쇼핑 중이던 응급실 간호사와 응급구조원이 달려와 그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911에 신고해 응급실로 보냈다. 하지만 그는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숨졌다. 당시 상황을 들은 그의 가족과 동료들이 더할 나위 없는 충격을 받았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로스앤젤레스의 월마트 전자제품 코너에서는 한 30대 여성이 전자제품을 다른 쇼핑객보다 먼저 손에 넣으려고 최루가스를 분사했다. 이 소동으로 20여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이 여성은 자신이 전날 찍어놓은 전자제품을 월마트 직원이 진열대로 가져오는 순간, 다른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자 이들에게 최루가스를 뿌린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월마트에서는 개장하자마자 줄서 있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입장하려고 다투는 바람에 질서유지를 위해 경찰이 최루가스를 분사했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유명 의류상점 ‘홀리스터’ 앞에서 문 열기를 기다리던 쇼핑객들이 가게 안으로 난입해 많은 옷을 훔쳐 달아났다.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은 전년 대비 6.6% 늘어나 2007년 8.3% 증가율을 기록한 이래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