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라운지-정원교] 韓·中 문화소통 가능성 확인한 행사
입력 2011-11-27 19:21
중국 허난(河南)성은 대륙 중심부에 위치해 일찍부터 중원(中原), 중주(中州), 중토(中土) 등으로 불렸다. 춘추전국시대, 삼국시대 등 고대에 영웅호걸들이 이곳에서 패권을 겨뤘던 건 잘 아는 대로다. 중국인들은 중국 최초의 왕조인 하(夏)나라의 도읍이 허난성에 있었다며 이 지역을 중국 역사의 발원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국 8대 고도(古都) 중 정저우(鄭州) 뤄양(洛陽) 카이펑(開封) 안양(安陽) 4곳이 이 일대에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허난성 성도인 정저우 시내 국제회의센터에서 25일부터 사흘간 열린 한·중 우호주간 행사는 문화와 비즈니스가 적절하게 조화된 이벤트였다. 특히 정저우에 있는 허난예술센터 무대에 올려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문화공연은 중국 관객들에게 한류의 다양성을 느끼게 해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무역투자상담회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대해선 실질적인 준비가 부족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허난성 내 각 시에서는 부시장 등 6∼7명이 투자 유치를 위한 자료를 갖고 상담회장을 지켰으나 이곳을 찾은 우리 기업인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베이징, 상하이, 허난성과 한국 등에서 우리 기업인 100여명이 정저우를 찾았으나 공식행사만 참가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상당수였다. 그러다 보니 허난성 정부는 예정보다 이른 26일 저녁 상담회장 부스를 철거해야 했다.
추죄 측은 이번 행사 기간 동안 양국 기업이 321억 위안(약 5조8000억원) 규모의 92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불과해 앞으로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다만 이번 행사의 하나로 26일 오후에 열린 한국·하남성 우호협력포럼은 문화와 관광, 경제에 대해 생각해 볼 좋은 기회였다.
정타이썬(鄭泰森) 허난성 발전개혁위원회 경제연구소 소장은 포럼에서 “한국을 매력적인 나라로 여기는 1980년, 90년 이후 출생자들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문화 부문에서 소통이 잘 이뤄질 때 경제 교류도 활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신빈(張新斌) 허난성 사회과학원 역사고고연구소 소장은 “한국의 잘 전승된 예의문화를 중국인들에게 보여주면 좋을 것”이라고 권했다.
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