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가 먹여 살린다… 2011년 관람인원 국내외서 79만여명
입력 2011-11-27 19:21
공연 한 편이 1년 동안 몇 명을 ‘부양’할 수 있을까. 달리 말하면, 공연 한 편을 1년 동안 무대에 올리는 데 몇 명이나 필요할까. 물론 정답은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어지간한 대형 공연이 아닌 이상, 공연장 및 기획사의 직원들과 제작진을 모두 합해도 수백명이면 충분할 게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 유독 눈에 띄는 공연 하나가 있다. 1997년 초연된 한국식 넌버벌 퍼포먼스로, 송승환 PMC프로덕션 대표의 성공기와 어우러져 대중에게도 친숙한 ‘난타’다. PMC(송승환·이광호 공동대표)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1월 27일 현재 ‘난타’와 관련된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는 인원은 무려 1만4232명이었다.
PMC 관계자에 의하면 이 ‘숫자 세기’는 “‘난타’가 ‘먹여 살리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된 작업이라고 한다. 그것도 초연부터 집계한 수치가 아니라 올 1월부터 지금까지 집계한 인원이다. 이를테면 한 해 동안의 고용 효과인 셈. 단일 공연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올 한 해 11개월 동안 난타를 관람한 인원도 국내와 해외를 포함해 79만명을 넘는다.
1만4000여명이라면, 웬만한 대기업 종사자와 맞먹는 수치다. ‘난타’엔 도대체 어떤 분야의 인력이 필요한 걸까. 우선 PMC 계열사 사무실 직원들이 있다. PMC프로덕션 본사와 PMC네트웍스, 제주PMC주식회사 등 3개 계열사를 합쳐 직원이 111명이다. 10명 남짓한 인원으로 꾸려지는 경우도 많은 일반 공연기획사와 비교하면 ‘난타’의 ‘식구’들은 대가족인 셈이다.
사무실 직원 외에도 콜센터와 티켓박스, 전용공연장 인력 등이 필요하다. 서울 정동과 홍익대·제주 등지의 10군데 전용공연장 인원이 60명, 무대·음향·조명 관련 인원이 128명, ‘난타’에 출연해 넌버벌 퍼포먼스를 펼치는 배우만도 51명이다. 콜센터에 13명, 티켓박스에도 19명이 배치돼 있다.
그 외에 일반거래처가 있다. 의상·조명·인쇄 등 공연에 꼭 필요한 업무를 담당하는 곳. 금강특수조명, 스테이지영, 스토리로브, A&C 등 주로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일반거래처 인원이 540명을 차지한다. 국내 지방공연 거래처 직원은 198명. 아울러 41개국 273개 도시에 진출, 3307회 해외 공연 기록을 세운 ‘난타’의 해외 프로모터도 112명이다.
뭐니뭐니해도 ‘난타’ 관련 인력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건 여행사 직원들이다. ‘난타’ 성공의 일등공신은 관람객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한국 관광 필수코스로 자리 잡아 패키지 상품에도 빠지지 않는 ‘난타’답게 PMC와 거래하는 여행사만 750곳이나 된다. PMC는 이들 여행사 직원 가운데 ‘난타’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인원을 1만3000명으로 추산했다. PMC 관계자는 750곳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을 ‘난타 종사자’로 포함시키기는 어렵다고 판단, 여행 가이드와 실무자 등을 포함해 여행사 한 곳당 20명 안팎으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모든 수치를 합하면 총 1만4232명이다.
이는 ‘난타’ 측 일반 제휴업체는 제외한 숫자다. 이를테면 PMC는 제휴사 상품과 ‘난타’ 티켓을 함께 구매할 경우 고객들에게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이 일반 제휴업체의 직원은 수치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PMC 측은 “일반 제휴업체 직원들은 ‘난타’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고 보기 어려워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종사자 인력은 해외진출 노력과 전용관 설립, 외국인 상대 마케팅 등 ‘난타’의 성공 요인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제작사로서는 ‘난타’라는 캐시카우(Cashcow)를 갖고 새로운 창작 공연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갖춘 셈. 단발성 공연이거나 한두 해에 국한된 성과가 아니라 항시 공연 체제에서 지속적으로 창출되는 고용 효과여서 가히 ‘난타 산업’으로 불릴 만하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