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원조총회 개막] 2003년 로마서 첫 회의… 한국, 24번째 회원국

입력 2011-11-27 18:56

공적개발원조(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의 역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 가까이 되지만 개발원조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국제회의는 2003년에 처음 시작됐다.

원조의 역사가 길지만 그동안 빈곤에서 탈출한 국가는 손에 꼽을 만큼 적자, 국제사회가 이에 대한 반성 차원에서 모색한 게 바로 원조총회였다.

2003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1차 세계개발원조총회에서는 빈곤 기아 질병 교육 등 인간의 기본적인 삶과 후생을 개선하는 원조를 강조한 ‘로마선언’이 발표됐다. 2005년 프랑스 파리의 제2차 회의에서 채택된 ‘파리선언’은 원조 효과 향상을 위한 원칙과 성과지표를 도출했고, 2008년 가나 아크라에서 열린 제3차 회의에서는 ‘아크라 행동계획’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개발성과 및 책임성 강화 등이 합의됐다.

현재 ODA 중심축은 주로 서구 선진국 그룹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들이 쥐고 있다. 전 세계 ODA의 90% 이상을 DAC 회원국이 담당하고 있으며, 한국은 지난해 24번째 회원국이 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ODA 총 규모는 약 1287억 달러(잠정)다. DAC 회원국 국민들이 평균 약 56달러씩을 개발도상국에 제공한 셈으로, DAC 회원국 전체 국민총소득(GNI) 대비 0.32%에 해당하는 액수다. 유엔은 일정 기간까지 이 비율을 0.7%로 늘리기로 결의했다.

문제는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주요 선진 공여국들이 경기침체에 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가 나빠지면 원조 재원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ODA 구조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중국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를 중심으로 한 신흥 개도국이 새로운 플레이어(주자)로 부각되면서 압도적인 서구 우위가 깨질 조짐이다. 요컨대 ODA의 서구 대 비(非)서구 비중이 조만간 5대 5로 바뀔 것이란 전망이다.

민간 분야의 원조 참여 비중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같은 민간펀드의 원조공여 규모는 올 초 53조 달러에 달한다는 추산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총회는 그동안 ‘제도권’ 밖에서 활동하던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처음으로 데뷔하는 국제무대가 될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백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