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자활을 위한 서울역 홈리스 문화축제
입력 2011-11-27 20:18
[미션라이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사단법인 굿피플 등은 26일 서울역 광장에서 ‘홈리스 문화축제’를 개최하고 노숙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바꾸고 복지문제 해결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날 축제는 내년 6월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에 발맞춰 노숙인들의 절박한 문제인 의료와 자활, 주거 분야의 효과적인 민관 연대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영훈 NCCK 회장은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어려운 문제 중 하나가 홈리스 문제인데 구체적인 통계나 해결방법 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노숙인 문제는 어느 한 개인이나 단체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정부와 종교계, NGO가 힘을 모을 때 풀 수 있기에 이번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 사회가 노숙인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꾸고 재활과 자활, 주거복지라는 3대 목표를 사회적으로 인식시키고 해결방안을 찾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숙인 문제는 이영훈 NCCK 회장이 지난 1월 취임과 동시에 ‘한국교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고 강조했던 분야다.
김이규 보건복지부 노숙인 위기관리팀 위원은 “노숙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집보다는 진정한 의미의 가정이 필요하다”면서 “그들의 육체적 질환뿐만 아니라 정신적 어려움까지도 진료한다는 자세로 치료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현시웅 전국홈리스연대 사무처장도 “우리 사회는 노숙인 문제를 접근 할 때 집을 구하는 게 마치 사치인 것처럼 생각하고 공통적인 서비스를 받으라는 풍조가 팽배하다”면서 “노숙자 문제에서 재활과 주거, 의료 문제는 우선순위가 있지 않기에 개인의 사생활을 보장하는 범위에서 동시에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축제에 참석한 박모(40)씨는 “서울역 지하도에서 200여명 가량이 지내고 있는데 오전 5시면 그곳에서 나와야 한다”면서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잠자리와 옷 문제가 가장 크다”고 하소연했다. 강모(45)씨도 “20년 전 서울로 올라오면서 노숙생활을 시작했는데 노숙자쉼터와 기도원, 찜질방을 전전해왔다”면서 “일용직으로 생활하면서 술과 도박문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노숙자들의 문제를 다뤄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이번 축제는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서울시, 서울시의사회이 후원하고 전국홈리스연대와 한국부랑인복지시설연합회, 서울노숙인복지시설협회 등 노숙인을 돌보고 있는 기관들이 함께했다. 주최측은 노숙인 300여명에게 목도리를 선물했으며, 무료건강검진과 임대주택 입주 상담 등의 활동을 펼쳤다. 축제는 25~26일 부산역과 대전역에서도 열렸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