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아들 고침받아 버려진 쌍둥이 입양해 키운 이현미 홀사모
입력 2011-11-27 17:39
[미션라이프]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고쳐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해 갈 곳 없는 쌍둥이 남매를 입양한 사모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남편을 떠나보낸 후 서울 대림3동 새생명교회 지역의료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이현미(39·경기도 안산 사2동)사모다. 이 사모의 남편은 서울 대림동 강남성심병원에서 10여년 병원 목회를 했던 고 이준혁 전도사다. 이 전도사는 2007년 1월(당시 36세) 간암으로 별세했다.
이 사모가 쌍둥이 남매를 입양하게 된 사연은 2007년 겨울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사모의 장남 이시윤(10·안산 석호초 4년)군은 2007년 12월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시윤 군의 딱한 사정은 본보에 보도(2007년 12월 21일 33면)됐고 다행히 전국교회 성도들의 도움이 십시일반 이어졌다. 당시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이사장 조용기 목사)에서 2000만원을 보내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4년여 항암치료를 받은 뒤 지난 2월, 드디어 완치 판정을 받았다. 요즘은 매달 피검사를 통한 재발 여부만 확인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모는 아들과 같은 병실에서 함께 백혈병 치료를 받던 동병상련의 임○○군(당시 6세) 가족과 친분을 맺었다. 이 사모와 임 군 가족은 2년여를 서로 의지하며 두 아들의 병간호에 전념했다. 그런데 이 사모의 아들 시윤 군은 건강을 회복한 반면, 임 군은 병세가 악화돼 2009년 가을 하늘나라로 떠났다. 임 군의 부모는 그 정신적인 충격으로 실의에 빠졌다. 그리고는 몇 달 후 1분 간격으로 이란성 쌍둥이 남매를 낳았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임 군의 엄마는 심각한 우울증에 걸려 쌍둥이 어린 아이들을 양육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아빠도 실업상태여서 경제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다. 임군의 부모는 차라리 좋은 기독교 가정으로 입양시켜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이에 이 사모는 결국 하나님께 서원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과 한국교회 성도들의 사랑의 손길로 내 아들 시윤이가 백혈병을 치료받아 살았으니, 가정형편이 어려워 갈 곳 없는 쌍둥이 남매를 입양해 그 은혜를 갚을 수 있게 해 주세요.”
이 사모는 쌍둥이 남매를 1년여의 법적 절차를 거쳐 지난 5월 최종 입양했다. 기관 입양이 아닌, 개인 대 개인 입양이고 혼자된 모자입양이다 보니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이 사모는 이제 총 5명의 자녀를 두게 됐다. 가훈은 ‘하나님이 주신 축복과 평강’(민 6:24, 26)이다. 이 사모는 “몇 달만 돌보려 했던 것이 결국 하나님의 은혜로 입양으로 이어졌다”며 “홀사모인데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하고 있지만 5명의 자녀를 모두 훌륭한 하나님의 자녀로 키울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개인의 행복보다는 이웃의 고난을 아파하며 그 무거운 짐을 나눠진 이현미 사모. 그녀의 삶 속에서 ‘선한 사마리아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010-2439-9520).
안산=글·사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