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의 ‘문화재 속으로’] (95)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 출범

입력 2011-11-27 18:11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가 2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공식 출범합니다. 이날 열리는 창립식에는 이리나 보코바(불가리아)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비롯해 아태지역 유네스코 사무소 대표, 유네스코 국가위원회 대표, 국내외 무형유산 전문가 3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랍니다. ‘아태지역 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지역협력:현황과 과제 그리고 전략’을 주제로 국제회의도 마련되고요.

24개국 무형유산 전문가 50명 정도가 참석하는 국제회의에서는 아태지역 5개 소지역별로 무형유산보호의 지역협력에 관한 발표와 토론을 통해 센터의 역할을 모색하게 됩니다. 아태무형유산센터는 유네스코 무형유산 국제협력 전문기관으로, 문화재청장이 당연직 이사장인 법정법인이자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카테고리 기관이랍니다.

유네스코 카테고리 기관이란 유네스코가 재정이나 인력 등을 직접 지원하지는 않지만 그 간판 아래 각종 관련 활동을 벌일 수 있는 기관을 말합니다. 이날 창립식을 개최함으로써 2005년 제33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우리 정부가 센터 설립을 제안한 지 6년 만에 문화 분야 국내 최초의 국제기구가 출범하게 된 것이죠.

2003년 무형유산협약 채택 이후 무형유산보호를 위한 아태지역의 국제적 지역적 노력은 유네스코 및 관련 기관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국가에서는 자국의 소수 민족 무형유산을 국가무형유산 목록으로 등재해 해당 무형유산을 보유한 주변국과의 갈등도 잦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중국이 ‘아리랑’을 등재한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렇듯 무형유산보호를 위한 국제적 협력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 내 아태지역 무형유산 보호활동을 전담하는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의 설립은 향후 한국이 아태지역 무형유산보호 활성화 촉진과 국제협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대전에 본부를 둔 센터는 2008년부터 정보 및 네트워킹 기능을 중심으로 아태지역에서 다양한 무형유산 보호활동을 지원하고 있는데, 특히 48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국가목록 구축과 유네스코 무형유산목록 등재 지원 등의 실효성 있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세계화·도시화 과정에서 변형·소멸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무형유산의 보호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날로 고조되고 있는 것이죠.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09년 밝힌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 설립의 경제적 효과(2011∼2013년)에 따르면 436억9000만원어치의 생산을 유발하고, 117억5500만원의 소득을 올리며, 8612명을 고용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유형문화유산은 잘 알지만 무형문화유산에 대해서는 이해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무형문화유산의 가치와 의미가 올바르게 인식되기를 기대합니다.

문화생활부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