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횡령’ 의혹 핵심 김준홍 구속

입력 2011-11-26 00:22

SK그룹 총수 일가 횡령·선물투자 의혹의 핵심 인물인 베넥스인베스트먼트 김준홍(46)씨가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구속 전까지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해온 김씨가 앞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형제의 혐의에 대해 입을 열지 주목된다. 글로웍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된 김씨는 SK그룹 상무 출신으로 최 회장 형제와 가까운 사이다.

서울중앙지법 김환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5일 김씨에 대한 피의자 신문 후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2007년부터 최근까지 SK그룹 18개 계열사에서 유치한 투자금 2800억원 중 약 500억원을 그룹 총수 일가의 선물투자 자금으로 빼돌린 혐의로 김씨에 대해 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최재원 부회장이 차명 보유한 비상장 주식 6500여주를 액면가의 700배인 주당 350만원에 사들여 회사에 손해를 입히고 베넥스 자금 25억원을 자신의 장인이 회장으로 있는 업체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의 횡령과 배임 액수가 총 20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김씨가 서류상으로는 경영컨설팅 업체에 빌려준 것처럼 꾸민 돈을 실제로는 자신의 차명계좌로 빼내 자금세탁을 거쳐 역술인 김원홍(50·해외체류) 전 SK해운 고문 계좌로 보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씨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이번 주말 회계 책임자 등 SK그룹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한 뒤 이르면 다음주 초 횡령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최 부회장을 소환해 사법처리 수순을 밟을 계획이다.

노석조 기자 stonebir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