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월가 시위대 “이번엔 대형마트 점령”
입력 2011-11-25 18:09
금융권의 탐욕을 비판해온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운동이 월스트리트에서 ‘메인스트리트’로 확산되고 있다. 추수감사절을 시작으로 성탄절로 이어지는 쇼핑 시즌에 대형 유통업체들의 물건을 사지 말자는 소비자운동을 계획하고 있는 것. 반면 보수단체인 티파티는 시위대의 주장과 정반대인 소비진작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어서 주말 동안 양측이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반(反)월가 시위대는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에 텐트로 매장을 점령하거나 물건을 사지 말자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점령하라’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미 폭스뉴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위대는 페이스북에 “아이디어는 간단하다”면서 “미국 정치를 타락시키고 조종하는 기업들의 매출에 타격을 주자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시위대의 주 타깃은 월마트와 트레이더 조 등 대형 마트들이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11월 넷째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 날로 소비자들이 연중 쇼핑을 가장 많이 하는 날이다. 이날을 기점으로 연말까지 유통업체들의 파격적인 할인 행사가 이어진다.
당사자인 유통업체들은 발끈하고 있다.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 베스트바이(Best Buy)는 시위대가 매장 앞에 텐트를 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텐트는 시위대의 ‘점령 운동’을 상징하는 물품이다.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로즈빌에 있는 베스트바이 매장 앞에서 처음 텐트를 친 한 남성은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보안요원이 텐트를 가져갔다”고 CBS방송에 말했다.
티파티는 시위대의 보이콧 주장에 맞서 ‘바이콧 블랙 프라이데이(BUYcott Black Friday)’ 캠페인에 돌입해 월가 시위대와의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쇼핑 시즌에 지갑을 열도록 소비자들을 적극 설득하려는 것이다. 존 설리번 티파티 대변인은 “지금은 미국 경제가 가장 어렵고 신용평가사들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언급하는 시점”이라면서 “소비를 막으려는 반월가 시위대의 행동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