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질서위, 최삼경 목사 이단 규정 논란
입력 2011-11-25 17:59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질서확립대책위원회(질서위·위원장 김용도)가 최삼경(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이단대책위원장) 목사에 대해 “이단이자 신성모독”이라고 밝히자 최 목사가 반박하는 등 때 아닌 이단 논쟁이 일고 있다.
한기총 질서위는 24일 저녁 서울 연지동 한기총 세미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삼경 목사의 삼신론과 월경잉태론은 심각한 이단이자 신성모독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보고서에는 “삼신론은 성삼위 하나님의 본질의 통일성(단일성)을 부정하는 것으로 (삼신론은) 삼위일체 안에 세 가지 신적 본질(ousiai)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단사상을 지칭한다”고 언급됐다. 또 ‘예수의 마리아 월경잉태론’도 “마리아의 월경으로 예수가 태어났다고 주장하는 것은 결국 예수에게 생명을 준 이가 마리아라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10여년간 한기총 이단대책위원회 부위원장과 상담소장을 지냈던 최삼경 목사는 25일 반박문을 발표하고 “삼신론은 예장 통합과 합동에서 각각 2004년 총회(89회)와 2006년 총회(91회) 때 이단성이 없다고 판명난 문제”라며 “차영배(총신대), 고 이종성(장신대) 전 총장 등 국내 학자들도 본인이 삼신론자가 아님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월경 잉태론’은 내가 만든 용어가 아니라 이단자 박윤식이 주장한 하와가 사단과 섹스하여 가인을 낳았으며 여자의 월경이 그 죄 때문이라고 하는 통일교 사상을 비판하면서, 마리아는 일반 여자와 다름없는 월경이 있는 여자였으며 예수의 인성은 전적으로 마리아에게서 취하였지만 예수님이 하나님 아들이 되신 것은 오직 성령의 능력으로 된 것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달 7일 임원회에서 논의 후 질서위에 위임한 것을 조사한 것으로 7개 회원교단 총무들의 진정으로 이뤄졌다. 이에 대해 예장 통합은 한기총 이단대책위원장이 선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이단 문제와 무관한 질서위에 위임한 것, 과거 한기총에서 활동한 이단 전문가를 도리어 이단으로 정죄했다는 것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아울러 그동안 한기총 산하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조사와 연구를 거쳐 임원회와 실행위에 결과를 보고하고 이단 여부를 결의하는 게 통상 절차였다고 주장했다.
김용도 위원장은 전화 통화에서 “절차에 대해서는 모른다. 임원회가 질서위에 위임했기에 조사했을 뿐”이라며 “(보고서는) 목회자 7∼8명과 신학자들이 연구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목사는 연구에 참여한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박위근 통합 총회장은 “충분한 검증과 토론 없이 회원교단 이대위원장을 이단으로 규정한 데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는 최근 한기총 상황을 드러내는 정치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