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통일도구 쓰임 받으려면 탈북자 정착 돕는 멘토링 기능해야… ‘자유시민대학’ 세미나
입력 2011-11-25 17:58
“한국교회가 통일의 도구로 지속적으로 쓰임 받으려면 북한 이탈주민의 성공적인 정착을 돕기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합니다. 탈북민이 겪고 있는 고독과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인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국제구호단체 굿피플이 운영하는 자유시민대학이 지난 24일 서울 명동 청어람 아카데미에서 진행한 ‘북한 이탈주민의 시각에서 본 통일 준비와 멘토링’에서 나온 지적이다.
발제자인 박광일 서울교회 목사는 “독일 통일 과정에서 서독교회가 통일의 기반을 조성하고 정신적 지주 역할을 감당했던 점을 배워야 한다”며 “이런 차원에서 탈북민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이나 상담 프로그램이 통일의 기반을 닦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해 11월 이후 한국 진입 탈북민 2만명 시대를 맞았지만 탈북민의 국내 정착이 여전히 미흡한 상황에서 이를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세미나에서는 북한 체제의 현실과 주민들이 처한 상황의 정확한 인식을 토대로 탈북민 정착을 돕기 위한 방법론이 주로 다뤄졌다.
토론자로 나선 김영식 목사는 이미 남한에서는 통일이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남서울은혜교회에서 통일선교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김 목사는 ‘탈북민과 함께하는 통일준비 멘토링 그룹’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북한과 남한의 실상을 모두 경험한 탈북민, 탈북민과 인격적인 교제를 통해 북한을 이해하고 북한 사람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는 남한 주민 그룹을 활성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CCC에서 북한 사역을 담당하고 있는 이관우 목사는 “멘토링에 참여할 사람들을 훈련시키는 ‘멘토링 소명학교’ 등이 세워지는 것이 좋겠다”며 “이를 위해 영적으로 준비된 통일 자원과 탈북민의 사회 정착을 도울 수 있는 한국교회의 복지시설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굿피플은 2002년 2월 탈북민들의 성공적인 정착과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자유시민대학을 세웠다. 인성교육과 창업지원 등 경제교육을 아우르고 있는 자유시민대학은 올해 11기 졸업생을 배출했다. 내년 2월 3일까지 12기 입학생을 모집한다(02-783-2291).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