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곡의 현대사가 남긴 상흔… 박하사탕

입력 2011-11-25 17:41


박하사탕(EBS·27일 오후 11시40분)

광주민주화운동의 한복판을 계엄군으로 지나 온 중년사내의 굴곡진 인생을 통해 현대사가 개인에게 안긴 상흔을 들여다 본 영화. 1999년 봄 아내에게 이혼당하고 동업자에게 배신당한 전직 형사 영호. 돈까지 주식으로 모두 날린 그는 자살을 결심한다. 야유회 장소에서 어울리다 갑자기 사라진 영호는 인근 기찻길에 나타나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내 맡기며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절규한다.

영화는 그의 말처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흘 전 죽어가는 첫사랑 순임을 만났고, 5년 전에는 바람난 아내를 폭행하고 다른 여자와 밤을 보냈다. 폭력을 배워가던 신참형사 시절과 광주에 계엄군으로 차출돼 여고생에게 총부리를 겨눴던 1980년 5월이 펼쳐진다. 이어 첫사랑 순임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79년 여름이 펼쳐진다. 이창동 감독의 두 번째 작품으로 설경구 문소리 김여진 등 출연. 2000년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했다.

라동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