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천의 33나라 지구별 비전트립] (12) 니제르
입력 2011-11-25 17:47
덜컹∼덜컹∼ ‘희망버스’ 영적 불모지 달리다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니제르
광활한 사막과 우라늄의 땅, 니제르! 그 빛나는 광석 우라늄처럼 말씀의 기근으로 황폐해진 이 땅에 복음의 빛이 이곳에 임하도록 우리가 함께 동역하자
삶 속으로 고아원 아이들과 함께 먹고 자고 놀고… J선교사
냉장고, 양, 오토바이, 자전거, 침대. 낡은 버스의 지붕 위에 이렇게 많은 짐을 싣고 니제르로 향하는 버스는 휘청대지만 잘도 간다. 이곳 날씨는 찜통 46도이다. 버스 밖에의 뜨거운 열기 때문에 자칫 데일 수도 있어서 버스 창문을 열 수가 없다. 버스는 종종 바퀴가 빠진다. 그러면 언제 떠날지 모른다. 사람들은 늘 있는 일인 듯 여유를 부리며 버스 그늘에서 잠을 청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짜증의 극치를 달릴 수 있는 일이지만 세경 형제는 오히려 그 상황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에 니제르에 잘 도착하여 K선교사님을 만날 수 있었다.
니제르는 아프리카 서부 내륙에 위치한 나라다. 전 국토 가운데 식량을 재배하는 땅은 3%에 불과하며 초원은 7%, 산림지대는 2%이고 나머지는 사막과 불모지대이다.
아프리카에서 3번째로 큰 강인 니제르강을 끼고 있지만 수십년 동안 이어지는 가뭄과 기근으로 아프리카에서도 손꼽히는 가난한 나라이다.
K선교사님의 작은 집 앞 대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사막이다. 해가 중천에 떠있는 대낮에는 너무 뜨거워서 아무도 집밖을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선교사님, 제가 많은 나라를 다녀봤는데 이렇게 더운 나라는 처
음입니다, 다른 것은 다 참겠는데 이 더위는 정말 못 참겠네요! 이곳 더위에 적응하려면 몇 년이 걸리나요?”
한밤중에 더위를 먹어 지쳐 있는 세경 형제가 선교사님께 물어보았다.
“형제, 이곳 더위는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는 것이라네.” 선교사님의 대답에 그는 마음이 울컥해졌다. “참 그러고 보니 그분이 오실 때가 됐는데?” 선교사님께서 말씀하시자 신기하게도 갑자기 정전이 되었다. 전력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매일 매번 정전이 되는 것을 선교사님은 ‘그분’으로 위트 있게 표현하신 것이다. K선교사님과 현지인 사역을 하다 마을 한가운데에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 위에서 쓰레기를 먹고 있는 소들을 발견하였다. 하지만 아무도 더러운 쓰레기를 먹는 소를 말리지 않았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사료를 주지 않고 저렇게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교사님은 쓰레기를 먹은 소들을 다시 사람이 먹는데 맛이 없고 무척 질기다고 하였다. 여기서 이곳의 영적인 상황을 보게 된다. 바로 죄의 악순환과 그 결과이다. 사람이 버린 쓰레기를 소가 먹고 사람이 또 그 소를 먹는다. 결국 사람이 그 버린 쓰레기를 먹는 꼴이다.
J선교사님은 이 니제르의 고아원을 섬기는 사역을 하신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다가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신다. J선교사님은 미국에서 학교 선생님을 하며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었지만, 하나님의 부르심과 영혼을 향한 마음으로 이 가난한 마을의 고아원에서 사역하고 계신다.
“이곳 고아원 사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먹고 자고 놀고 만드는 가족이 되는 것이죠. 세상의 눈으론 버림받은 아이들이지만 하나님의 눈으론 너무나 소중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이지요. 이 아이들의 해맑은 얼굴과 눈빛을 보면 느낄 수 있답니다.”
세경 형제는 아프리카에서 화려하고 유명한 선교사님들의 사역도 많지만 이렇게 그늘진 곳에서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하며 묵묵히 섬기고 계시는 여러 선교사님을 보며 많은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열왕기상 6장의 말씀을 묵상하였다. 말씀에선 많은 건축가들과 일꾼들이 이름 없이 그저 그분의 성전을 짓고자 묵묵히 일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곳 선교사님들의 모습들이 떠올랐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아무도 찾아주지 않아도 성전을 짓는 그들처럼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며 길을 만들어 가는 그들의 모습이 결국 나와 우리가 함께 가야 할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렇게 지금 니제르는 성전을 짓는 무명의 건축자처럼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해 순전한 마음으로 동역할 당신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 말씀
솔로몬의 건축자와 히람의 건축자와 그발 사람이 그 돌을 다듬고 전을 건축하기 위하여 재목과 돌들을 갖추니라 (열왕기상 5:18)
■ 기도제목
- 열악한 환경에서 사역하고 계시는 선교사님을 위해(건강과 안전)
- 고통받고 소외받는 아이들을 위해(고아원·빈민 사역)
- 선교사님의 수가 많이 부족한데 일꾼들을 불러주시고 채워주시도록
■ 이준천 작가
대학과 대학원 시절 예수전도단에서 훈련을 받은 후 직장생활을 하다 비전트립을 시작했다. 1년 4개월 동안 33개 국가 150개 지역을 선교여행했다. 현재 작은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강동온누리교회의 청소년부와 예배팀, 아프리카 선교팀을 섬기고 있다. 홍익대학교 대학원 시각디자인과 졸업.www.alltheheave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