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진 서울신대 교수, "지금 한국교회에는 영적 독립군들이 필요합니다"

입력 2011-11-25 10:53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사도행전 20장24절에 나와 있는 사도 바울의 고백이다. ‘바울 신학’의 권위자로 중보기도 단체 ‘홀리네이션스’ 대표인 서울신대 조갑진(59) 교수는 지금 이 시대 한국 교회에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바울의 이 고백이라고 말했다. 24일 서울 시내 카페에서 만난 조 교수는 다짜고짜 물었다. “지금 살아있는 이유, 주어진 일을 하고 있는 이유가 있으세요?” 그러면서 말했다. “저는 사명 때문에 살아갑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 사람들을 만나는 것, 책을 읽는 것, 밥을 먹는 것, 이런 모든 것들을 하는 이유는 저의 인생 롤 모델인 바울과 같은 사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한국교회에는 ‘사명의 회복’이 필요합니다. 교회가 무엇이며, 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다시 발견해야 합니다.”

그는 ‘기도하는 교수’다. 새벽 3시30분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경기도 부천 서울신대앞에 있는 홀리네이션스 사무실로 가서 기도한다. 지난 3년 동안에는 한국인 뿐 아니라 탄자니아와 우간다, 몽골 등에서 온 10여명의 외국인 유학생들도 조 교수와 함께 기도회에 참여했다. 조 교수는 1997년 이 민족의 복음화를 위한 중보기도 모임인 ‘홀리네이션스(Holy Nations)’를 창립했다. 조 목사와 홀리네이션스 회원들은 매주 금요일 저녁 9시부터 서울신대 성봉기념관에 모여 철야기도를 했다. 기도회는 14년 동안 한번도 빠짐없이 이어졌다. 내년부터는 월드와이드교회(박인용 목사) 등과 연합해 북한을 위한 중보 기도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홀리네이션스는 27일 저녁 서울신대 존 토머스홀에서 창립 14주년 기념예배 및 음악회를 개최한다.

“지금 우리는 영적 전시상태에 있습니다. 그런데 전쟁을 치러야 할 교회는 마치 중풍병에 걸려 있는 것과 같습니다.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직 이 땅에는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하나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주님과의 깊은 교제 속에서 기도를 드리며 부르심의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들 기도하는 사람들 간의 네트워크 결성이 절실합니다.”

조 교수는 한국교회가 ‘영적 팬타곤’과 같은 센터를 만들어 주님의 용사들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적 독립군’들이 드리는 ‘눈물의 기도’가 하나님의 역사를 이룬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교회는 지금 교회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교회는 주님의 몸이다. 사망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생명이 흐르는 곳이다.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장소가 바로 교회다. “살아있는 교회, 깨어난 교회가 필요합니다. 교회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해야 잠자는 영혼이 깨어납니다. 지성소로 깊이 들어가는 참된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한가한 때가 아닙니다.”

중학교 때 주님을 영접한 조 교수는 고교 시절 새벽기도를 통해서 하나님께 서원했다. “이 민족을 품겠습니다. 민족 모두가 당신의 복음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세월이 지났지만 조 교수는 지금도 역시 그 서원대로 ‘기도하는 신학자’로 살고 있다.

그는 한국교회에는 바울의 ‘다메섹 도상 체험’과 같은 하나님 대면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메섹에서 하나님을 만나기 전의 바울은 바리새인이었으며 복음의 원수였습니다. 그러나 그 만남 이후 그는 세상의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기며 ‘그리스도의 종’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만남이 중요합니다. 그 만남 없이는 참된 신자가 아닌 종교인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그 만남을 가져야 합니다.”

조 교수는 목사건, 성도건, 어떤 직업의 사람이건 상관없이 그 ‘하나님 대면의 감격’을 누린 자들만이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게 하는 ‘변혁적 리더’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님을 만날 수 있을까?

“간절히 구해야 합니다. 타는 목마름으로 하나님과의 만남을 사모해야 합니다. 그 사모함이 역사를 이룹니다. 주님 만나야 합니다. 정말로 주님 만나야 한다고요. 그 만남이 있어야만 사명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