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군부 ‘유혈사태’ 공식 사과, 책임자 처벌 약속

입력 2011-11-25 00:46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 이후 정부를 이끈 군최고위원회(SCAF)가 최근 시위대 진압 과정에서 수십명의 사망자를 낸 것에 대해 24일(현지시간) 공식 사과했다.

SCAF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을 통해 “최근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숨진 희생자들에게 유감과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이집트 전국의 희생자 가족에게도 애도를 표시한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집트에서는 지난 19일부터 민간정부로의 조속한 정권 이양을 군부에 요구하는 시위가 시작돼 지금까지 약 40여명이 목숨을 잃고 2000여명이 부상했다.

이번 군부의 사과는 시위대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는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후세인 탄타위 위원장은 지난 22일 TV연설을 통해 내년 6월 대통령 선거를 실시해 권력을 민간에 이양하겠다고 밝혔지만 유혈사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었다.

이와 함께 SCAF는 사망자에 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약속하고 유가족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군과 경찰이 시위대 측과 휴전에 합의했다고도 덧붙였다. SCAF의 무크타르 알물라 소장도 유혈 사태 종식을 촉구하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시위대에 대한 무력 사용 중단”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선거관리위원회의 압델 모에즈 이브라힘 위원장 역시 오는 28일 반드시 총선을 치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타흐리르 광장을 점거 중인 시위대는 “군부가 퇴진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혀 양측의 대치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집트 검찰청은 군부 퇴진 촉구 시위에 참여해 화염병 등을 투척한 혐의로 지난 22일 현지 경찰에 체포, 구금된 미국인 대학생 3명을 풀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