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반대 집회 사흘째… 高3 수험생도 참가

입력 2011-11-25 00:45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을 규탄하는 집회가 사흘째 이어졌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24일 서울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한·미 FTA 날치기 국회비준 무효화 범국민대회’와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야 5당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민주노총 조합원 등 6000명(경찰 추산 2200명)이 참가했다.

오후 7시부터 열린 촛불문화제에는 넥타이를 맨 직장인과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연단에 오른 한 여고생은 “우리는 자발적으로 나온 것”이라며 “불순한 목적으로 우리를 분열시키는 사람들을 조심하자. 그들에게 선동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여고생은 “수능을 본 고3 수험생”이라며 “어려도 국민에게 주권이 있다는 것은 안다. 한·미 FTA 저지하자”고 주장했다.

19세 남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는 “FTA 찬성표를 던진 의원 중에 우리 지역구 국회의원도 있다. 그 의원한테 전화해서 ‘내년 총선에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한번만 욕하겠다. ××”이라고 했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은 “도봉에서 온 두 아이의 엄마”라며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의료민영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른이야 아프면 참는다지만 아이가 아프면 돈 없어서 부둥켜안고 고통을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1% 부자야 걱정 없겠지만 우리는 어떡해야 하나”고 반문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박주민 변호사는 연단에 올라 “(연행됐을 때) 경찰이 질문하면 불리할 때는 대답 안 해도 된다”면서 연행 시 대응방법을 소개했다.

시위대는 “청와대로 가자”며 행진을 시도했다. 경찰은 청운동 신교로터리에서 17명을 연행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지칭하며 “쥐××” “미국으로 가라” “매국노” 등 욕설도 난무했다. 전날 영하의 추위 속에 열린 집회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물대포를 쏜 것과 관련해 비옷과 우산 등을 준비해 온 참가자들도 있었다. 시위대가 종로 일대 도로를 점거해 퇴근길 교통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경찰은 청운동 신교로터리와 서울광장에서 모두 18명을 연행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