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년간 105억원… 의리 대호 사인은 12월에

입력 2011-11-24 21:42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인 ‘거포’ 이대호(29)가 역대 한국 선수 일본 진출 사상 최고 몸값을 받고 내달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와 계약한다.

이대호와 오릭스는 23일 부산에서 처음 만남을 갖고 입단에 관한 협상을 벌였다. 이대호는 이 자리에서 2년간 7억 엔(105억원)이라는 조건을 제시받았다. 당초 언급된 2년간 5억 엔(75억원)보다 약 30% 가량 오른 금액이다. 또 롯데가 제시한 4년 100억원보다는 배 이상 많다.

이는 역대 한국 선수 일본 진출 사상 최고 대우다. 2009년 김태균(29)은 지바롯데로 가면서 3년 7억 엔에 계약했고, 이승엽(35)의 2004년 일본 진출 당시의 계약조건은 2년 5억 엔이었다.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임창용(35)은 2008년 계약금 없이 연봉 3300만 엔이라는 헐값에 일본에 진출했고, 두산 이혜천(32)은 2009년 2년에 계약금 1억 엔, 연봉 8000만 엔으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대호가 일본에 진출하면 한국 출신 야구 선수로서는 1964년 백인천 전 롯데 감독에 이후 15번째가 된다. 타자로서는 여섯 번째다.

이대호는 다만 당장 오릭스와 계약하지 않고 12월 초에 다시 만나 도장을 찍을 계획이다. 11월까지 롯데 소속으로서 팀 행사에 참여하고 옛 동료들과 석별의 정을 나누기 위해서다. 롯데 관계자는 “오는 30일 경남 통영에서 1박2일 행사로 열리는 팀 납회식에 이대호가 참석한다고 통보했다”면서 “사실 FA 신분이 되면서 이대호는 롯데 소속이 아니지만 이대호가 11월까지 롯데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FA 시장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김동주(35)는 두산으로의 잔류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동주는 원소속구단인 두산과 2차례 협상에서 금액이 아닌 계약기간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FA 시장으로 나왔다. 하지만 적지않은 나이와 높은 몸값 때문에 다른 구단이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이대호가 떠나는 롯데와 이택근·조인성을 내준 LG도 두산과 마찬가지로 2년 계약을 고집하고 있다. 또 국내 최고 연봉(7억원)인 김동주를 잡기 위해서 최대 21억원을 우선 내줘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