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中통합’ 위기… 독자 전대파, 중앙위서 거센 반발
입력 2011-11-24 22:10
민주당 지도부가 추진 중인 ‘중(中)통합’이 위기를 맞고 있다. 전날 통합 전당대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열린 당 중앙위원회에서 독자 전대파의 반발이 예상보다 거셌기 때문이다. 독자 전대파와의 합의점은 보이지 않고 시간만 흘러가면서 통합동력이 빠지고 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손학규 대표는 24일 스트레스와 몸살로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온종일 분당 자택에 머물렀다.
◇협상카드가 없다=지도부가 그나마 쥐어짜낸 협상안은 ‘투트랙 전대’다. 다음 달 17일 오전 독자 전대를 개최해 민주당 지도부를 뽑고 당일 오후 통합 전대에서 민주당을 뺀 나머지 세력의 지도부와 합치는 방식이다. 앞서 다음 달 11일 독자 전대를 개최하는 안도 있다. 이 타협안은 ‘민주당만의 지도부를 뽑자’는 독자 전대파의 핵심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분나누기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독자 전대파 역시 같은 이유로 고개를 젓고 있다. 독자 전대파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 측은 “한국노총과 시민사회세력이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반쪽짜리 통합인데, 반의 반쪽 통합이 된다. 감동도, 감흥도 없는 통합”이라고 반대했다.
독자 전대파 입장은 여전히 완강하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통합 전대에서 당원, 대의원의 투표권을 보장해주면 독자 전대파와 타협이 되는 분위기였는데 어느 시점에서부턴가 독자 전대파들이 강경해졌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독자 전대 소집을 요구하는 대의원들의 서명을 받으면서 바닥민심을 알게 됐다. 이후 박 전 원내대표가 강경모드로 선회했다”고 설명했다.
◇표결 승부수=이에 따라 지도부는 정공법인 표결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다. 지난 22일 대의원 2722명, 당비납부당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서 대의원 56.7%, 당비당원 57.1%가 현 지도부의 통합 전대안을 지지했다. 독자 전대파의 ‘자체 전당대회 추진을 위해 대의원 3분의 1가량인 4500명의 서명을 받았다’는 주장도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표결로 갈 경우 ‘분당(分黨)’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당 핵심관계자는 “내부 이견이 표로 드러난다. 당이 쪼개질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혁신과통합 등 민주당 외 통합정당출범 연석회의 참가자들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 중앙위가 통합을 결의할 것을 기대했지만 아무런 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데 크게 실망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중앙위원회는 27일 다시 열릴 전망이다.
아울러 혁신과통합은 가칭 ‘시민통합당’을 결성하고 중앙선관위에 창당준비위원회를 등록했다. 혁신과통합은 지금까지 창준위를 구성, 민주당과 합당하는 방식을 검토했지만 선관위 유권해석에 따라 합당의 법적 요건을 갖추기 위해 임시로 정당을 만들었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