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싸움은 없어…” 與 협상파, ‘물리력 행사땐 불출마’ 약속 의식한 듯

입력 2011-11-24 18:34

“한·미 FTA 비준 과정을 통해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아름다운 선진국회를 만들어 보겠다는 꿈은 미완으로 남게 됐다.”

한나라당 내 대표적 협상파 남경필 최고위원이 24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직을 사임하면서 비준동의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운 심정을 토로했다.

남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외통위원장으로서 합의 처리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도 있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그는 “처리 과정에서 과거 같은 몸싸움은 없었다”고 분명히 밝혔다. 당내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간사인 김성태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물리력을 동원한 사실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협상파가 일제히 합의 처리엔 실패했지만 몸싸움은 없었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이들이 약속을 어기지 않았다는 논리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몸싸움이 없었으니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 참여하면 내년 총선에 불출마한다”는 대국민 약속을 깬 게 아니라는 것이다.

협상파 옹호론도 주변 정치인들로부터 나왔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국회바로세우기 모임 소속) 21명 의원들에게 기다렸다는 듯 불출마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며 “의회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어려운 결단을 내린 분들이다. 당 지도부가 고뇌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을 보호해줄 필요가 있다”고 두둔했다. 앞서 국회바로세우기 모임은 지난 22일 비준동의안 본회의 처리 직후 모여 거취 문제를 논의했고 일단 “불출마할 사안은 아니나 당분간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자”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