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이 사라진다] ‘대명건설’ 저가 항공사 추진… ‘귀뚜라미그룹’은 외식사업에 진출
입력 2011-11-24 22:15
중견기업들은 사업 다각화, 경영효율화, 수출 증대 등 저마다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을 고심하며 성장통을 겪고 있다.
중견기업으로 올라섰다고 해도 대기업이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 없이 홀로서기를 하기는 쉽지 않다.
국내 제조자생산방식(ODM) 화장품 제조업 시장에서 점유율 25%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콜마는 최근 중소기업을 졸업했다. 2008년 3월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으면서 유예기간 3년이 시작됐고 지난 3월로 유예기간이 끝나 명실상부한 중견기업이 됐다.
중견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한 한국콜마의 정책은 수출 비중 확대다. 원가절감을 위한 경영효율화는 당연한 얘기다. 한국콜마의 제품 생산 비중은 화장품이 70%, 의약품이 30%로 지금까지는 내수 시장에 치중해 있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24일 “2008년 이전까지는 (중소기업으로 남아 지원받기 위해) 근로자수 상한선인 300명을 넘지 않으려고 일부러 290명 수준을 유지하기도 했다”며 “의약품 수출을 시작하고 글로벌 화장품 기업과 거래를 맺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1979년 ‘대명건설’로 시작해 1987년 국내 최초로 리조트 사업에 진출하면서 급성장한 대명그룹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2009년 떡볶이 전문점 ‘베거백’을 연 데 이어 최근엔 저가 항공업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내년 초 취항을 계획으로 티웨이 항공이나 이스타 항공을 인수하거나 새로운 저가 항공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귀뚜라미보일러를 중심으로 50여년간 냉난방 시스템 사업을 해온 귀뚜라미그룹도 외식사업에 뛰어들었다. 귀뚜라미그룹은 2006년부터 카페형 레스토랑 ‘닥터로빈’을 운영 중이다. 삼천리도시가스도 생활문화사업 자회사 SL&C를 설립하고 외식 사업을 시작했다. 중식 레스토랑 ‘차이797(Chai797)’을 오픈, 매장을 계속해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견기업이 각자 나름대로의 생존 방법을 찾는다고 해도 정부의 지원은 여전히 절실하다고 말한다. 중소기업을 졸업하면 각종 지원은 끊기지만 기업의 매출 규모나 신용 등급이 갑자기 오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중견기업이 되면 초기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에 유예기간이 지나더라도 단계적으로 혜택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며 “중소기업을 졸업했다는 건 지원이 필요 없어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성장할 수 있도록 더 도와줘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