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경찰과 정치인 ‘결탁’ 브라질의 맨얼굴… 11월 24일 개봉 ‘엘리트 스쿼드2’
입력 2011-11-24 18:06
펠레의 모국인 축구 강국, 아마존 열대우림과 이구아수폭포, 열정적인 삼바축제,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 신흥경제 4개국 브릭스(BRICs)의 멤버. 브라질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대체로 이 정도일 게다. 브라질은 남미에 자리 잡고 있는 대국이지만 그들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은 그리 많지 않다.
24일 개봉된 ‘엘리트 스쿼드2’는 피상적인 이미지를 뛰어넘어 브라질의 치부와 고민들을 깊숙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영화다.
2008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최고상인 금곰상 수상작 ‘엘리트 스쿼드’의 후속편인 이 영화는 브라질 경찰특공대의 활약상을 그린 범죄·액션 스릴러지만 브라질의 고질적인 사회문제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1985년까지 이어진 군사독재 체제가 빚어낸 심각한 빈부격차, 총기로 무장한 조직폭력배들이 장악한 빈민가, 조폭들과 결탁된 부패 경찰과 정치인 등이 그것이다.
브라질 특수부대 보피(B.O.P.E.)의 대장인 나시멘투(와그너 모우라) 대령은 흉악범들이 수감된 교도소 폭동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유혈사태에 책임을 지고 경질된다. 하지만 범죄자들을 처단했다는 평가와 함께 인기가 치솟자 그는 오히려 주 정부 정보부 차관으로 승진한다.
나시멘투는 좌파 인사들이 파시스트라고 비난을 퍼붓기도 하지만 범죄자들에 맞서 당당히 싸워 온 자신이 자랑스럽다. 그러나 정보부에 있으면서 혼란에 빠진다. 조직폭력배들이 제거된 후 생긴 빈자리를 부패 경찰들이 장악해 부정부패를 일삼고, 공생관계에 있는 정치인들이 뒤를 받쳐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나시멘투는 결국 가족과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부패세력과 목숨을 건 일전을 벌인다.
전편에 이어 다시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은 호세 파딜라 감독은 부패 경찰이 마피아로부터 수금한 돈이 정치자금으로 흘러가는, 이런 유착관계를 ‘체제’라고 부르며 개탄한다. 토착화된 부정과 부패의 고리인 이 ‘체제’는 민주정부 수립 이후 약화돼 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온존하며 브라질 사회를 괴롭히고 있다고 한다.
‘엘리트 스쿼드2’는 지난해 브라질에서 개봉돼 ‘아바타’를 엄청난 격차로 따돌리며 자국 역대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고,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도 속속 상영되고 있다. 수도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에서 펼쳐지는 보피 대원들과 조직폭력배 간 총격전 등 사실적인 액션과 속도감 있는 연출, 긴장감 넘치는 스릴 등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상영시간은 115분, 청소년 관람불가.
라동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