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목회 이렇게 하자
입력 2011-11-24 19:35
[미션라이프] “노인들이 돌봄 만 받고 싶어 한다는 편견을 버려야 합니다. 그들은 섬김의 주체가 되고 싶어 하기도 하지요. 사명이 있는 사람은 늙지 않기에 교회는 노인들의 사명의식을 마지막 까지 깨워줘야 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약 542만 명으로 전체의 11.4%에 달한다. 2026년엔 20%, 2050년엔 38.2%로 증가해 초고령 사회로 진입이 예상된다. 교회 구성원의 고령화 역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미 사회 곳곳에서 고령화에 대한 대비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교회 역시 대안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나이를 들수록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삶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는 이가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인은 대접받기만 원한다는 것은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노인목회의 중요성과 방법이 절실하다는 이야기다.
24일 경기도 수원 화서동 수원성감리교회(최승균 목사)에서 목회자와 평신도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름다운 삶’을 주제로 열린 노년 목회 세미나가 주목을 끌었다.
노년부 성경학교 및 노인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 안성제일교회 김형석 목사는 바람직한 노인목회를 위한 구체적 사례를 제시했다. “교육부서에 노년부를 만들고 5~6명 규모의 소그룹을 결성해 삶을 나누게 하고, 1년에 1~2회 성경학교를 개최합니다. 이 때 30~50대 평신도들을 스텝으로 투입해 세대 공감 및 평신도 리더십 훈련도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합니다. 훈련받은 노인들은 유·초등부의 교사를 맡거나 혹은 프로그램의 일부를 담당합니다.”
김 목사는 “노인들은 이미 몸으로 경험한 세월을 통해 지식을 축적하고 지혜를 체득하고 있다. 교회에서 노인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바로 지혜”라고 덧붙였다.
‘농촌노년목회사례’를 소개한 인천시 강화군 난정교회 김용헌 목사는 “농촌이다 보니 공연, 영화 등 문화 혜택을 누리기 어렵고, 독거노인의 비율도 높다. 특별히 농촌 교회는 지역사회와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개념으로 노년목회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목사는 “2008년부터 지역(교동면) 내 2개 교회(난정교회, 동산교회)가 축이 되어 사회복지사 7명과 함께 ‘힘찬노인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며 “노인들을 대상으로 노래교실, 웃음치료, 성교육, 공연관람, 견학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회가 지역사회에 필요한 일을 한다고 강화군에서도 재정의 70%를 보조해 준다. 첫 해 60여명 참석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고, 올해 힘찬 학교에 참석했던 불신자 네 명이 믿음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세미나에서는 노인에게 적합한 찬양율동 배우기 시간도 진행됐다. 강사로 나선 충주제일교회 이영옥 집사는 “고전 무용 동작을 응용하고 스킨십이 있는 율동이 노인들에게 친근하게 느끼신다”고 설명했다. 한 참석자는 “노인들도 기회가 주어지면 교회를 새롭게 움직일 수 있는 엔진이 될 수 있다. 노인들이 교회에서 젊은이들을 사랑하고 그들에게 삶의 방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글·사진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