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문화공연, 관객은 누구인가? 씨뮤직포럼 개최

입력 2011-11-24 19:36


요즘 대중은 ‘나는 가수다’ ‘슈퍼스타K’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빠져 있다. 천편일률적인 아이돌 그룹의 노래만 듣다가 가창력과 열정으로 승부하는 이들의 노래를 듣고, 그 결과를 결정짓는 등 관객은 문화적 주체로 서게 됐다. 나아가 자신이 평가한 가수의 노래, 연기를 보고 싶어 직접 무대로 걸음을 옮긴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관객으로서의 권리를 찾은 것이다.

그렇다면 기독문화 속에서의 관객은 어떠한가. 지난 22일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열린 씨뮤직포럼은 과거에 비해 CCM, 뮤지컬, 영화 등 기독문화들이 부문별로 활발하게 활동함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소비 등으로 더 열악해진 기독문화 상황들에 대한 대안을 살펴보는 자리였다.

‘기독문화공연의 관객은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성석환(안양대) 교수는 주제발제를 통해 “기독문화의 관객은 크리스천이지만 그들의 자리는 교회에 머물지 않는다”고 말했다. 즉, 교회 밖에서 다양한 대중문화를 접하는 그들의 자리는 교회와 세상, 기독문화와 세상문화의 경계에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성 교수는 “그러나 기독문화 사역자들은 그동안 대중문화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자 노력했지만 관객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복음이라는 한정된 메시지와 뻔한 정답을 요구하는 제한된 상상력의 기독문화 공연은 더 이상 관객들이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성 교수는 전문사역자의 양성을 강조했다. “현장과 무대를 중심으로 하는 전문기획자가 절실하다”며 “기획자의 역할이 바로 관객의 필요를 파악하고 시장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교회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도 했다. “교회들이 자신의 필요에 맞게 문화를 소비하지 말고, 기독문화 생산자의 역할로 돌아가 기독문화 컨텐츠를 지원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기독문화 사역자들이 현실적인 고민을 얘기했다. 왜 성도들은 돈을 내고 찬양곡을 구매하는 것이 은혜롭지 않다고 생각할까, CCM 저작권의 문제, 공짜를 좋아하는 교회내 문화 등이 아쉽다고 했다. 그러나 기독교인으로 관객을 제한하거나 퍼포먼스가 부족한 무대, 소통의 부재 등에 대해서는 반성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