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최공열 (15·끝) 장애인사역 19년… 늘 응답해주신 주님께 감사
입력 2011-11-24 17:45
신체적 장애가 있음에도 하나님께 감사로 살아가는 장애인들의 모습에서 감명을 받아 시작한 장애인 사역이 올해로 벌써 19년째다. 장애인문화교류 행사에 참가해 행복해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지금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문화사업에 참여한 많은 장애인이 감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미력한 일임에도 내게 고마움을 표시할 때 나도 덩달아 감동을 받기 때문이다.
㈔국제장애인문화교류협회는 2004년부터 장애인 문화예술제를 진행해 왔다. 또한 한국장애인선교엑스포, 합동결혼식, 장애를 가진 독거노인 칠순 잔치 등과 다양한 국제교류활동을 개최한 바 있다. 나는 이 가운데 2009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추진했던 합동결혼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날 우리 협회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그릴에서 장애인 35쌍을 대상으로 결혼식을 거행하고 신혼여행은 제주도로 보냈는데 나도 이들과 동행했다. 신혼여행 중 한 부부가 내게 감사인사를 했다.
“나는 기도밖에 한 일이 없는데, 목사님들의 축복을 받으면서 성대하게 결혼식을 치르고 신혼여행까지 올 줄 몰랐어요. 이렇게 감사할 일이 많을 줄이야.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사장님 고맙습니다.”
이 말을 듣고 오히려 내가 더 감사했다. 나를 통해 결혼식이나 생일, 문화행사 등을 제대로 치러보지 못한 소외된 이웃의 기도가 이뤄진다는 사실이 기뻤고 한편으론 과분하게 주어진 은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단체는 서울, 경기도, 인천 등 5개 지역에 장애인 문화예술학교를 세워 100여명의 장애학생들에게 무용, 악기, 합창, 비누공예 등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의 목적은 이들이 문화예술을 배워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는 ‘장애인 예술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다. 우리는 19년 전부터 이 일을 진행했는데 이들이 공연활동을 펼칠 수 있는 장도 3년 전부터 마련했다. 매년 개최하는 ‘전국장애인합창대회’가 그것이다. 올해는 유엔에서 정한 세계 장애인의 날(12월 3일)을 기념해 ‘제3회 전국장애인합창대회’를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키로 했다. 전국에서 750여명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큰 화합의 장이 될 것이다. 또한 그간 문화예술학교에서 전문가들의 가르침을 받고 자신감을 가진 장애인들은 이번에도 비장애인 예술가 못지않은 실력을 뽐낼 것이다.
2012년은 ‘세계장애인의 날’ 제정 20주년이다. 또한 국제장애인문화교류협회 설립 25주년과 법인 설립 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년엔 모든 사업을 한층 더 발전된 수준으로 진행하기 위해 열심히 기도로 준비 중이다. 내년 8월엔 세계박람회 개최지인 여수에서 국제장애인 문화엑스포를 개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장애인들의 문화적 시야를 넓히는 우리의 일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나는 하나님 앞에서 매일 기도한다. 장애인 문화사업을 연속적으로 하기 위해선 장애인 예술가를 많이 발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장애인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문화예술학교 및 문화예술회관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본다.
학교 부지와 예산이 허락된다면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다닐 수 있는 건물을 건축해 이들이 정상적인 교육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각계각층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기도한다. 이들이 전문예술가로서 세계 정상의 경지에 올라 또 다른 한류열풍을 일으키는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또한 이들을 도울 자를 세워주시도록. 세계 최고의 장애인 예술가를 세우기 위해 나는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정리=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