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레 예멘 대통령, 사우디로 망명한다

입력 2011-11-24 01:15

그동안 3차례나 걸프협력협의회(GCC)의 중재안에 합의하고도 마지막에 번복했던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마침내 권력을 이양하기로 결정했다. 살레 대통령은 권력 이양 후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하기로 했다.

사우디 고위 관계자는 23일(현지시간) “예멘 대통령이 사우디 알야마마 궁에서 예멘 관계자 2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재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살레의 중재안 서명으로 그의 33년 장기독재는 막을 내리게 됐다. 유엔의 예멘 특사인 자말 베노마르는 “살레의 중재안 서명은 예멘의 정치적 위기를 해결하는 중대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살레가 서명 후 사우디에 영구적으로 머물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살레 대통령이 서명식 이후 부상 치료차 미국으로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살레는 지난 6월 반정부군의 로켓포 공격으로 머리와 목을 다쳤다.

GCC의 중재안은 지난 4월 제안된 것으로 살레 대통령이 면책특권을 얻는 대신 권력을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부통령에게 넘겨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중재안 서명 이후 예멘은 석 달 내로 선거를 통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한다. 유엔과 인권단체들은 예멘 사태로 지금까지 1500여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